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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잠 못 든 삼성·SK·LG 대기업들… 긴급회의 열고 ‘계엄령 후폭풍’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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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진 새벽부터 긴급히 모여 대책 마련 논의

해외 사업 및 환율 동향 점검하고 파장 대응

업황 악화한 철강업계도 사안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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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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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서린사옥. /S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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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안소연 김정규 김아련 최지현 기자 = 간밤의 계엄령은 국내 경제를 이끄는 기업들에도 날벼락이었다. 최근 삼성, SK, LG, 포스코 등 국내 대기업들은 악화하는 업황과 미국 정권 교체에 대한 대비에도 숨 가쁜 상황이었다. 여기에 계엄선포 및 해제 사태로 기업들은 당분간 증시 충격까지 감내하게 됐다. 투자자들이 가장 꺼리는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이다. 기업들은 리스크가 큰 국내 정세 속에서 기업의 대외 신인도를 높일 수 있는 추가적인 방안까지 고민해야 한다. 우리 기업 대부분이 수출 기업으로 해외에서의 투자 및 환율 변동이 매우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재계는 최대한 침착한 표정을 유지하면서도 예정된 행사나 배포될 보도자료 등은 일부 순연하기도 했다. 기업 관계자들은 "상황을 긴밀하게 살피고 있다"면서도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건 없으니 긴장된 분위기가 지속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전날 밤 각 계열사별로 주요 사장단·임원들이 급히 사무실에 모여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룹 컨트롤타워 격인 사업지원TF 주요 부서장들도 자정께 사무실에 집결해 사태 추이를 살피면서 위기 대응책을 검토했다.

삼성 관계자는 "초유의 사태였기 때문에 해외 사업 동향, 환율 등 시장 동향 등을 예의 주시하는 등 혹시라도 있을 파장에 대비했다"고 귀띔했다.

SK그룹은 이날 오전 최창원 SK수펙스추구위원회 의장 주재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대책회의를 소집해 시장과 경영 현안들에 대한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SK그룹 주요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전날보다 3.83% 하락한 11만3100원을 기록했으며, 지주사인 SK는 2.58% 하락한 13만6200원에 장을 마쳤다. 그룹은 다음 날인 5일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있다. 현재까지는 인사를 예정대로 차질없이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차그룹도 정국 상황을 긴밀히 점검하고 있다. 현대차·기아의 공장 생산 역시 정상 가동 중이다. 그룹 관계자는 "다만 주가흐름, 환율 상황을 비롯해 해외투자자 자금 흐름 등을 점검해 향후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LG그룹도 이날 새벽 계열사 별 주요 간부들이 비상대책회의를 소집해 금융 시장 동향을 살피고, 해외 거래선을 대상으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오전 1시40분께 서울 여의도의 LG트윈타워에서 근무하는 임직원들에게 '비상계엄 관련 여의도 상황이 좋지 않아 트윈 동관, 서관 모두 재택근무를 권고한다'고 안내했다. 비상계엄은 해제됐지만, 국회 인근에 있는 사무실 위치상 혼란이 유발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마곡과 평택 등 여의도 이외 사업장은 모두 정상 출근하도록 공지했다.

미국과의 조선 부문 협력 확대 기대로 건조 및 MRO 확대에 공을 들이던 한화그룹은 불안정한 현 분위기에 크게 동요하지는 않으나, 엄중한 상황인 만큼 주요 경영진들이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도 이날 오전 7시30분 권오갑 HD현대 회장이 주재하는 긴급 사장단 회의를 소집했다. 이 회의에는 정기선 수석부회장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HD현대에 따르면 회의에서 권오갑 회장은 "국내외 상황이 긴박하게 움직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 사 사장들은 비상경영상황에 준하는 인식을 가져야 하며, 특히 환율 등 재무리스크를 집중 점검해 줄 것"을 주문했다. 또 "조선 등 생산현장에서는 원칙과 규정 준수에 더욱 유념하여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신경 써달라"고 당부했다.

철강 기업들은 중국산 저가 제품 공세에 실적이 악화일로를 겪는 가장 어려운 업종 중 한 곳이다. 포스코는 이미 한국 장 시작 전부터 미국에 상장한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4.36% 떨어진 상태에서 이날 증시를 시작해야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금융시장 관련 유관부서에서 계엄 파장이 미칠 영향 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제철 관계자도 "당장의 경영 기조에 변화는 없으며, 향후 어떻게 정국이 흘러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무역협회는 오전 긴급 경영진 회의를 열고 이번 사태가 한국 경제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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