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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코인 시장 덮친 ‘계엄 쇼크’…“국내 시장·투자자 상황, 적나라하게 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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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밤 尹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에 국내 코인 시장 ‘패닉’
비트코인, 30분 만에 1.3억→8800만 ‘뚝’…대부분 40% 급락
“국내 투자 환경 보여주는 사례…갈라파고스화가 낙폭 키워”


이투데이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10시 29분께 비상 계엄을 선포하면서, 국내 비트코인 가격이 한때 8826만 원까지 급락하는 등 시장 혼란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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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 시장이 비상계엄으로 일시적 쇼크 상태에 빠졌다. 3일 밤 발생한 가상자산 시장이 급락과 거래소 접속 장애 등의 문제는 대부분 해소됐으나,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우리 코인 시장의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례라는 분석이다.

4일 국내 가상자산 원화 거래소 업비트를 기준으로 한 국내 비트코인 가격은 1억3500만 원 선을 오르내리며 전날 밤 하락분을 대부분 회복했다. 오후 2시께 기준 역김치프리미엄이 0.7% 수준을 나타내 바이낸스와 약 100만 원의 시세 차이를 보이는 정도다. 비상계엄 선포 전 업비트에서 1억3250만 원 선에 거래되던 비트코인은 약 30분 만에 최저 8800만 원까지 하락했다. 이후 곧바로 1억 원대를 회복했고, 새벽 1시께부터는 안정적으로 1억3000만 원을 지키며 글로벌 시세와 다시 보폭을 맞춘 상황이다. 같은 기간 다른 알트코인들 역시 비슷하게 30~40%대 하락율을 보인 뒤 반등했다. 대표적으로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며 4000원을 넘보던 리플(XRP)는 한때 1623원까지 급락한 뒤 현재는 글로벌 시세보다 약 0.6% 낮은 369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불안감에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거래소로 몰리면서 업비트와 빗썸을 비롯한 대부분 거래소의 앱과 서비스가 일시적으로 마비돼 투자자들이 불편을 겪기도 했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접속 장애를 1~2시간 안에 복구했지만, 심야에 발생한 만큼 정상적인 대응이 불가능했을 가능성이 높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통 트래픽을 가상자산 관련 이슈나 거시경제적 상황 등 모니터링을 통해 미리 늘려 대응하는데, 이번 건은 전혀 예상하지 못해 장애가 발생했다”면서 “모든 거래소들이 미리 예측만 할 수 있다면 트래픽을 늘릴 수는 있는 상황”이라고 이번 사태의 원인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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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비트코인이 8800만 원까지 급락했던 3일 오후 10시 50분께 글로벌 비트코인 가격은 여전히 1억3600만 원 선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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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계엄 쇼크로 국내 시장과 투자자의 상황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근 시장 상승세와 국내 주식 시장 불황이 맞물리며 가상자산과 블록체인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신규 투자자들이 일으킨 패닉셀(공포에 따른 투매)과 글로벌 유동성과 절연된 국내 시장 상황이 맞물리며 혼란을 키웠다는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 비트코인이나 가상자산에 대한 믿음이나 신뢰가 적은 신규 투자자가 많은 상황에서 개인 지갑이나 해외 거래소 이체, 추가 매수보다는 현금화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한 것이 급락의 한 원인인 것 같다”고 했다.

최화인 블록체인에반젤리스트 역시 “한국의 가상자산 투자자가 800만 명 가까이 되지만, 기술에 익숙한 투자자는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에 현금화를 선택한 것 같다”면서 “국내 투자자의 기술에 대한 정보와 친숙도의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로 보인다”고 했다. 이어 국내 가상자산 시장 ‘갈라파고스화’의 문제점을 다시 한번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 시장이 글로벌과 연동됐다면 자산 가격이 어느 정도 수렴선 안에서의 움직였을텐데, 극단적인 형태의 가격 왜곡이 발생했다”면서 “이는 경색되어 있는 국내 시장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투데이/이시온 기자 (zion0304@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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