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 도우미 바꿔줘" 끔찍한 토막 살인 부른 한 마디, 범인은 단번에 범행 시인

■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4년 12월 03일 (화)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황근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이원화 변호사(이하 이원화): 아마 꿈에도 몰랐을 겁니다. 그 통화가 살아생전 내 마지막 통화가 될 거란 사실을 말이죠. A 씨의 살아생전 마지막 흔적은 2018년 8월 10일 경기도 안양시의 한 노래방이었습니다. 새벽녘 누군가와 통화를 한 흔적이 남아 있었던 건데요. 그리고 그날로부터 딱 9일이 지났을 무렵 A씨는 경기도 과천 서울대공원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습니다. 그것도 아주 잔인하게 토막난 채로 말이죠. 신고를 받은 경찰은 즉각 A씨 신원 확보에 나섰습니다만 A씨의 주민등록상 거주지와 실제 거주지가 달라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고 하죠. 심지어 A씨의 가족들 역시 20년 넘게 연락을 하지 않는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중 A씨가 마지막으로 통화했다는 안양의 노래방이 사건 해결의 단초가 됐다고 하는데요.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오늘 사건 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 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도 로엘 법무법인 황근주 변호사와 함께합니다. 변호사님 어서 오세요.

◆황근주 변호사(이하 황근주): 안녕하세요. 로엘 법무법인의 황근주 변호사입니다.

◇이원화: 오늘 다뤄볼 이 사건 여러 면에서 전문가들의 고개를 갸웃하게 했던 그런 사건이기도 한데요. 서울대공원에서 시신이 그것도 토막난 시신이 발견되는 그런 일이 있었죠?

◆황근주: 2018년 8월 19일 오전 9시 40분쯤에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부근 주차장에서 머리와 몸통 다리가 분리되어 부패된 시신이 대형 비닐봉지에 쌓인 채로 발견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원화: 저도 아이 데리고 서울대공원 가봤습니다만 시신을 유기해도 어떻게 이런 곳에 유기하나 싶어요.

◆황근주: 유기 장소가 주차장 한복판이 아니라 근처 수풀이기는 했는데요. 너무 눈에 잘 띄는 곳에 있었고 마치 볼 테면 보라는 식으로 숨기려는 흔적이 전혀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시신이 사지가 분리된 상태에서 발견됐으니까 얼마나 잔혹한 범행입니까? 그래서 여러 가지 추측들이 난무했습니다. 저라도 이런 상황이라면 마치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거대한 범죄 조직이 어떤 이유로든 잔혹한 범행을 저지른 것이 아닌가 아니면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라도 출연한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을 할 것 같습니다.

◇이원화: 마치 보란듯이 했다고 하니까요. 혹시 연쇄살인범이 아닌가 이런 생각 저도 언뜻 드는데요. 피해자 신원이 혹시 나왔나요?

◆황근주: 당시에 토막살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해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수밖에 없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신원을 밝히는 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일단 시신이 부패한 상태였기 때문에 지문 감식을 하기가 어려웠을 것으로 보입니다. 어쨌거나 지문 감식을 통해서 피해자 신원을 밝히긴 밝혔는데 50대 남성으로 밝혀진 피해자는 이미 가족들과는 사건 발생 20년 전부터 연락이 끊겼고, 주민등록상 주소지도 이 남성이 몇 년 전까지 일을 하던 식당으로 되어 있어서요. 실제로 어디서 생활했는지도 명확하게 확인되지가 않았습니다. 그 얘기는 피해자가 왜 이렇게 잔혹하게 살해당해야 했는지 전혀 짐작을 할 수 없었다는 얘기거든요.

◇이원화: 범행 동기를 먼저 유추해야 누가 범인일지 좁혀볼 수 있기 때문에 피해자의 주변 인물이나 상황을 파악하는 게 참 중요한데 이게 쉽지 않았다는 이야기잖아요. 그러면 누가 그랬냐? 용의자를 찾는 것도 쉽지 않았을 것 같거든요.

◆황근주: 피해자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기 때문에 경찰은 서울대공원 주변의 CCTV 영상 일체를 전수조사했고, 그 과정에서 행적이 수상한 기아 소렌토 차량을 한 대 발견합니다. 확인해 보니까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통화한 장소가 이 소렌토 소유자가 운영하는 노래방이었습니다. 그래서 경찰은 소렌토 차주이자 노래방 주인을 이 사건의 범인으로 특정했습니다.

◇이원화: 그 노래방 주인이라는 사람을 잡았나요?

◆황근주: 경찰은 곧바로 노래방 주인의 동선을 추적해서 시신이 발견된 지 이틀 만에 노래방 주인을 잡았습니다.

◇이원화: 뭐라던가요? 이 사람은 범행을 인정하던가요?

◆황근주: 이게 참 범행의 잔혹성과 비교해서 허탈하다고 해야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노래방 주인은 잡히자마자 자신의 범행을 모두 인정했습니다.

◇이원화: 왜 그랬답니까?

◆황근주: 일단 그걸 보려면 범인에 대해서 좀 살펴봐야 될 것 같은데요. 범인은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가 2018년경에 자신이 모은 돈에다가 부모로부터 일부 지원을 받아서 작은 노래 연습장을 인수받아서 그곳에서 생활했던 모양입니다. 범인에겐 노래방 연습장은 일종의 아지트이자 자기만을 위한 게임방이라고 할 수 있었는데요. 범인은 게임에 상당히 빠져 있던 사람으로 보입니다. 그러다가 2018년 8월 10일에 피해자가 범인의 노래 연습장을 방문해서 여성 도우미를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이 피해자도 여성 도우미가 제대로 접객을 안 해준다며 범인에게 항의를 하다가 말다툼으로 번졌고 급기야 불법 도우미 영업으로 신고하겠다고 협박과 비슷한 발언을 한 것 같은데요. 자신만의 왕국이 무너질 것에 격분한 범인이 피해자를 흉기로 살해했다고 합니다.

◇이원화: 그런데 일면식도 없고 사람마다 좀 다르겠습니다만 그렇게까지 사람을 죽일 만큼 분노할 상황이었냐 하면 그건 또 아니거든요. 그런데 수법이 굉장히 잔인했단 말이죠. 심지어 초범이었다고 하는데

◆황근주: 맞습니다. 이 범인은 전혀 전과가 없는 사람이었거든요. 그래서 이게 여러 전문가들이 진짜로 그런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게 맞냐 혹시 범인의 인지 능력이나 지적 수준이 떨어진 상태가 아니었나 특히 시신을 사람들 눈에 잘 뜨이는 곳에 유기한 점이나 범행에 사용한 흉기도 그대로 노래방에 보관하고 있었던 점을 보면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모르지만 사회성이나 논리적인 판단력 인지 수준이 낮은 상태였던 게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그런데요 인지 수준이 떨어진 상태였든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었든지 간에 잔혹한 범행인 거는 변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원화: 네 그러니까요. 범행 도구도 그냥 노래방에 떡하니 있었다는 게 참 황당합니다.

◆황근주: 피해자를 살해할 때 사용한 흉기도 그대로 노래방에 보관 중이었다고 하고요. 아마 범인은 노래방을 자신만의 왕국이라고 생각했고 피해자는 여기를 침범한 침입자라고 여긴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 말을 들어보면 주변 상인들하고도 전혀 교류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보통 같으면 주변에서 같이 장사하는 분들끼리 어울리기도 하고 서로서로 손님도 소개를 해주고 그럴 법도 한데요. 전혀 그런 교류가 없었습니다. 이런 점에 비춰보면 장사를 열심히 해서 돈을 크게 벌겠다 이런 생각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이원화: 보도된 바에 따르면 주변 사람들과의 교류도 크게 없었다 뭐 이런 얘기 방금 말씀해 주신 것 같고요. 아무튼 재판에 넘겨졌겠죠?

◆황근주: 범인은 검거된 지 약 27일 만에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의 죄목으로 구속 기소됐습니다.

◇이원화: 당시 범인의 신상을 공개하라 이런 요구가 굉장히 뜨거웠고 실제 공개 결정이 나기도 했습니다만 지금과는 그 형태가 많이 달랐죠.

◆황근주: 지금은 뭐 머그샷을 공개해야 된다 현재의 모습이 아니라 한참 전에 과거 모습을 공개하면 무슨 소용이 있냐 이런 의견까지 있는데요. 이때만 하더라도 범인의 실명은 제공하지만 언론에 사진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고 범인이 이동을 한다거나 재판과 같이 언론에 노출될 때 범인의 얼굴을 가리지 않는 정도로 소극적인 방법으로 공개가 됐습니다.

◇이원화: 재판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황근주: 검찰은 범인이 범행 후에도 여전히 노래방에서 게임을 하는 등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며 범인의 생명 경시 태도나 범행 수법의 잔혹성에 비춰서 영원히 사회로부터 격리할 필요성이 있으니 무기징역을 선고해달라고 구형했는데요. 법원은 범인이 초범에다 자백하고 반성하는 점을 참작해서 징역 20년을 선고했습니다.

◇이원화: 당시 양형 기준이라고 생각을 하면 일반적인 상황인 것 같긴 합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토막 살인만큼 잔인한 게 또 있나 싶습니다. 최근에도요. 토막 살인으로 여론을 뜨겁게 했던 그런 사건이 한 건 있었죠.

◆황근주: 올해 11월 2일에 강원도 화천군 북한강에서 토막난 사체가 발견됐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바로 다음날 용의자가 검거됐는데요. 군무원이었던 피해자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한 중령 진급 예정자로 밝혀졌습니다. 수사 결과 범인은 시신이 발견되기 일주일 전인 10월 25일에 경기도 과천시에 있는 한 군부대 주차장에서 피해자와 말다툼을 하던 끝에 노트북 도난 방지줄을 사용해서 피해자의 목을 졸라 살해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범행 이후의 범인은 부대 인근에 있는 철거 공사장에서 공구를 구해서 피해자의 시신을 훼손하고 다음날 봉투에 시신과 돌을 넣어서 북한강에 던지는 방법으로 유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CCTV 추적을 막기 위해서 차량 번호판도 위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원화: 이 범행 수법도 굉장히 치밀한데 범행을 하는 과정에서 보였던 그런 대범함들도 있더라고요. 예를 들어서 토막 살인을 하기 위해서 어떤 장소를 선택할 때 공사장 출입을 해서 하려는 시도를 했다라든지 이런 부분들도 추가적으로 좀 드러나긴 했는데요. 이 피의자가 군인 신분이라 심지어 간부였잖아요. 굉장히 엘리트 간부였던 걸로 지금 알려지고 있는데 그래서 더 경악을 금치 못했던 그런 사건인 것 같습니다.

◆황근주: 이 범인과 피해자는 같은 부대에서 근무했는데요. 서로 내연관계였다고 합니다. 범인은 이미 처와 2명의 자식까지 있었고 피해자는 미혼이었습니다. 2024년 초부터 내연관계를 이어오다가 올해 6월부터는 서로 사이가 틀어져서 다툼이 많았다고 합니다. 내연관계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이라는 건 여전히 놀랍습니다.

◇이원화: 재판은 군사법원이 아니라 민간법원에서 맡게 되는 거죠?

◆황근주: 네 맞습니다. 2021년 9월 24일부로 군사법원법이 개정되어서요. 현행 군사법원법 제2조 제2항 제2호에 따라서 군인 신분이라고 하더라도 군인이나 군무원을 살해한 경우에는 민간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됩니다. 이 사건의 경우에는 살인, 사체 손괴, 사체유기죄가 적용될 것으로 보이고요. 범행 동기나 그 수법의 잔혹성에 비춰보면 무기징역형도 무겁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이원화: 사건의 X파일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X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세령 (newsfm0945@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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