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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제주 귤 대신 충북 탄금향, 딸기는 유럽산…유통업계 ‘기후 변화’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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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롯데마트가 선보인 내륙 재배 감귤인 탄금향. 롯데마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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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상품’인 과일과 수산물의 재배·어획 지역과 출하 시기가 기후변화에 따라 급변하고 있다. 유통업계는 올여름 폭염으로 출하량이 줄어든 제주 감귤을 ‘내륙 감귤’로 대체하고, 딸기 출하 시기가 밀리자 유럽 품종을 들여오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28일부터 충북 내륙 지역에서 재배된 탄금향 판매를 시작했다. 올여름 폭염으로 제주 산지 감귤이 열과(과실이 생리적 원인이나 외부의 물리적 힘으로 인해 갈라지는 현상) 피해를 입어 출하량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탄금향은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충북 충주 지역에서 육성한 대체 작물로, 제주도 이외 중부 내륙지역에서 처음으로 재배에 성공한 감귤 품종이다. 한라봉을 교접한 레드향의 일종으로 과즙과 향이 풍부하고 일반 귤보다 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거꾸로 제주도에서는 기후변화로 아열대 기후에서 자라는 열대 과일 판매가 늘고 있다. 패션푸르트(백향과), 망고, 용과 등 품종도 다양하다. 홈플러스는 지난 8월 제주산 패션프루트를 선보여 3만5000팩을 ‘완판’하는 성과를 거뒀다. 롯데마트도 같은 시기 제주산 패션푸르트와 함께 망고, 용과 등을 판매했다.



제주뿐만 아니라 열대 과일 재배지는 해마다 조금씩 북상하며 내륙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전국의 아열대 과수 재배 면적은 지난 2018년 117.2㏊에서 지난해 221.1㏊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열대성 기후에서 자라는 바나나는 최근 제주뿐만 아니라 전북 고창과 경남 진주, 합천 등지에서도 재배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전북 고창에서 자란 유기농 바나나를 2만7000여팩 판매하기도 했다.



기후변화는 과일 출하 시기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표적 겨울철 과일인 딸기는 올해 이상고온으로 출하가 평년보다 일주일가량 밀렸다. 통상 딸기는 8월 말께 심어 90일간 키운 뒤 수확하는데, 올해는 더위 탓에 출하 시기가 11월 말까지 밀린 것이다.



이마트는 딸기 시즌이 늦춰지자 ‘사계절 딸기’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지난 10월 말부터 유럽 딸기 품종 ‘슈퍼스타’를 들여와 일부 지점에서 판매했다. 또 연중 안정적인 재배가 가능한 스마트팜 물량도 전체 공급량의 12%대까지 비중을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수산물 판매도 변화가 빠른 편이다. 롯데마트는 기후 변화로 전어의 어획 시기와 어획량이 들쑥날쑥해지면서 올가을 전어를 판매하지 않았다. 전산상으로 판매가 확인되는 2015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거꾸로 새우는 폭염으로 물량이 늘었다. 가을새우는 3∼4월에 종자를 입식해 9∼11월에 수확하는 흰다리새우 양식종인데, 흰다리새우는 아열대 지역에서 양식이 잘 된다. 새우는 지난해 대비 물량이 늘어 올 11월 대형마트에서 평년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됐다.



임재우 기자 abbad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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