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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2 (월)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한국 보란 듯 김정은 만난 러 국방…그 옆엔 ‘방산 책임자’ 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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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을 지난 29일 접견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0일 보도했다.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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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국방장관이 이끄는 군사대표단이 북한을 방문해 군사협력 등을 논의하고 귀국했다. 그 시기가 공교롭게도 우크라이나 특사단의 한국 방문 직후다.



1일 노동신문과 러시아 국방부 등에 따르면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장관을 단장으로 하는 러시아 국방부 대표단은 전날 평양 순안공항에서 북한 노광철 국방상과 정경택 인민군 총정치국장,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주북 러시아대사 등의 환송을 받으며 귀국길에 올랐다. 벨로우소프 장관은 평양을 출발하기 앞서 평양 모란봉에 있는 해방탑에 헌화했다. 해방탑은 1945년 북한 해방 당시 전사한 소련군을 추모하기 위해 1946년 8월에 세워진 기념물이다.



러시아 국방장관 일행의 이번 방북은 일단 루스템 우메로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이끄는 ‘우크라이나 특사단’이 한국을 방문해 11월27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것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키스 켈로그 우크라이나-러시아 특사를 지명해 우크라이나전 조기 종전 구상을 향해 움직이고 있는 것도 북-러가 고려하고 있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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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29일 평양 노동당 청사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방북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벨로우소프 장관 오른쪽에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러시아 국방부 차관이 앉아 있다. 평양/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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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전략연구실장은 1일 한겨레에 “이번 러시아의 대표단에 알렉세이 크리보루치코 러시아 국방부 차관이 함께 한 것을 주목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리보루치코 국방 차관은 러시아 국방부 내에서 방산 분야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크리보루치코 차관은 지난 6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북-러 동맹을 복원하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을 체결한 뒤 다음날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위원장과 단독으로 만나기도 했던 인물이다. 북한과 러시아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크리보루치코 차관은 김정은 위원장이 벨로우소프 국방장관을 접견할 때 벨로우소프 국방장관의 바로 오른편에 앚아 있다. 노광철 국방상과의 회담에도 함께 했다.



두진호 실장은 “크리보루치코는 러시아의 방산, 무기 획득, 전력화 임무를 총괄하면서 북한과의 방산 협력을 주도하고 있다“며 “북한군의 파병에 대한 반대 급부로 러시아가 북한의 무기 체계 성능 개량, 특히 노후화된 해군과 공군 전력을 현대화하는 것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미그기나 수호이 전투기 등 무기 체계 공급도 논의될 것이고 이를 통해 북한의 작전 능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 군사대표단의 이번 방북 동안 양측은 북한군의 추가 파병도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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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크리보루치코 차관이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났을 때의 모습, 푸틴 대통령 방북에 이어 후속조치를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타스통신 등 러시아의 보도를 보면 벨로우소프 장관은 내년 5월9일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리는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북한군 부대를 초청했다. 두 실장은 “북한이 이 열병식에 참가한다면, 북한과 러시아가 이제 동맹은 물론이고 ‘러시아판 나토’로 불리는 CSTO를 비롯해 러시아가 주도하는 다자기구에도 북한이 등장하게 되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열병식보다 앞서 내년 우크라이나 전쟁 3주년(2월24일)과 조국수호의 날(2월23일)을 맞아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두 연구실장은 전망했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을 만난데 이어, 러시아 국방장관이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등 북러가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긴밀하게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뒤에도 러시아가 북한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전략적 협력을 계속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러시아가 북한에 계속 보증하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특히 북한과 러시아가 트럼프 2기가 시작된 뒤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과정에서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을 도와 북미 협상을 진행시킬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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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북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 크리보루치코 국방차관(맨 왼쪽)과 함께 11월29일 축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평양/타스통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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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9일 평양에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을 만나 “미국을 위시한 도발세력들이 로씨야(러시아)의 경고를 무시해 이로울 게 없다는 것을 명백한 행동신호로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평양은 언제나 모스크바와 함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30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김 국무위원장과 벨로우소프 장관은 이번 대화를 통해 “국방 분야를 비롯해 두 나라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심화·발전시키고, 급변하는 지역·국제 안보환경에 대처해 양국의 주권과 안전이익, 국제적 정의를 수호하는 문제들에 대한 폭넓은 의견교환이 있었으며 만족한 견해일치를 봤다”고 노동신문은 전했다. 벨로우소프 장관은 노광철 북한 국방상(국방장관)과도 따로 국방장관 회담을 열어 “두 나라 군대들 사이의 전투적 단결과 전략전술적 협동을 강화하는 문제에 완전한 견해 일치”를 이뤘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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