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출신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사용자에 '영향을 받는 자'도 보호해야"
"진흥 위해 공공데이터·재생에너지 필요"
AI기본법은 세계 각국에서 AI 관련 법 체계와 규제를 정비하는 것에 발맞춘 입법이다. 이와 관련해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오후 6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2시간여 질의응답을 나눴다. 그는 한국 AI기본법의 핵심인 '고영향 AI'라는 용어를 제안한 의원이다. 이 의원은 저녁 식사도 거른 채 입법 배경과 나름의 구체적인 산업 진흥책 등을 설명했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 |
AI기본법을 만들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세계적으로 통용이 되면서도 가장 선진화된 법안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유럽은 GDPR(일반 정보 보호 규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부터 시작해서 규제 법안이 많이 나왔고, 미국은 기본적으로 산업 진흥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미국도 결국 윤리 문제 때문에 규제를 하게 됐다. 유럽은 '우리는 왜 빅테크 기업이 안 나올까'라는 고민을 한다. 우리나라는 3년 정도 늦어진 만큼 (유럽과 미국의) 중간에 위치한 AI기본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고위험 AI'라는 용어보다 포괄적인 '고영향 AI'라는 개념을 제안한 이유는?
AI 모델을 활용해서 엄청나게 많은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 그러면 서비스를 만든 사람이나 직접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의무를 지울 수가 있다. 그런데 실질적으로 영향을 받는 사람이 빠질 수 있다. 예컨대 음성 모델 학습에 활용된 연예인의 목소리에서 연예인은 '영향을 받는 자'다. 이들을 보호해야 한다.
두 용어가 포함하는 산업 분류가 크게 다르지는 않다. 다만 철학이 담긴다. 더 많은 고민을 거친, 발전된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Risk(위험)'가 아닌 'Impact(영향)'를 규제하면서 사용자 외에 영향을 받는 사람을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고영향 AI로 분류될 수 있는 기술을 세세하게 조항에 담았다. 또 당장에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것을 다음에 붙일 수 있도록 여지를 남겨뒀다.
이해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28일 오후 6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AI기본법 스터디 모임에 초청돼 2시간여 질의응답을 나눴다. 이해민 국회의원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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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 AI'가 포함되지 않은 데 대한 시민사회의 반발이 있다
규제는 실질적이어야 한다. 상상을 규제할 순 없다. 기본법은 그릇을 만든 것과 같다. 기본법에는 충분히 유연하고 확장 가능성이 있는 내용이 담기도록 했다. 그래야 여러 영역에서 구체적인 법안들이 만들어질 수 있다. 기본법의 목적은 규제이지만, 규제하는 가장 큰 목적은 진흥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호등이라는 교통 규범 아래에서 자동차 산업이 발달할 수 있었던 것과 같다. AI기본법은 시작일 뿐이다.
AI 산업 진흥책으로는 구체적으로 어떤 방안이 있나
저는 구글에서 LMM(Large Multimodal Model·대규모 언어 모델)에 AI 기능을 끼워 넣어서 서비스했던 입장이다. AI 산업은 크게 칩을 활용해 데이터센터를 구동하는 영역, 소프트웨어를 통해 모델을 개발하는 영역, 챗 GPT와 같은 서비스를 만드는 영역으로 나눠볼 수 있다. 어떤 영역인지에 따라 회사마다 필요한 지원이 다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계가 읽을 수 있는 공공 데이터를 푸는 것이다. 사람이 눈으로 읽을 수 있는 글자는 다 기계가 읽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산업계 요구가 있다. 판결문 공개법을 낸 이유가 AI 산업 진흥을 염두에 둔 것이다. 기업은 학습 데이터로 고품질로 정제된 공공 영역의 데이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게 하면 학습 데이터양이 늘어 스타트업 활동을 촉진할 수 있다.
또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수 있을 정도로 큰 기업은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RE100(재생에너지 조달 기준)'을 맞출 수 있도록 전력이 공급돼야 한다. 정부가 지원하는 재생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오지은 기자 j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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