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채 연동 은행 전세대출·주담대 등 하락세
가계대출 조이기 지속…신규대출 여전히 어려워
연이은 기준금리 인하에 대출금리도 꿈틀대기 시작했다. 금융채 금리가 급락하면서 이에 연동된 은행권 대출 금리가 줄줄이 떨어지고 있다. 지난 10월 인하 당시에는 은행권이 일제히 가산금리를 올려 대출금리의 변동이 미미했다.
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오늘부터 은행채를 지표로 삼는 고정금리형 가계대출 금리를 최대 0.19%포인트 내린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1월28일 서울 명동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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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채 금리 연 최저 도달
KB신용대출(1년 고정·1등급 기준) 금리는 전 주 4.31~5.12%에서 0.14%포인트 내린 4.17~5.07%다. KB든든주택전세자금대출(2년 고정·3등급 기준), KB주택담보대출(혼합형·고정형) 금리도 각각 0.18%포인트, 0.19%포인트 떨어졌다.
하나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 역시 0.189%포인트 떨어진 3.962~5.462%로 조정됐고, 신한은행 주택담보대출 상품은 4.14~5.45%에서 4.00~5.30%로 내렸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달 28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25%에서 3.0%로 0.25%포인트 내렸다. 한은은 10월에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바 있다. 두 달 연속 금리를 낮춘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이에 대출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은행채 금리는 연 최저치로 떨어졌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금융채(은행채·무보증·AAA) 5년물 금리는 2.965%로 이틀 전인 27일 3.092%에서 내려앉았다.
가계대출 조이기는 계속…대출자 체감 크지 않을듯
다만 신규 대출은 여전히 어렵다. 당국의 대출 총량 규제 탓에 은행권 대출 심사가 까다로워졌다. 금융당국은 당분간 가계대출 정책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 달 28일 금융지주 이사회 의장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가계부채가 팽창하는 걸 용인할 수 없다"며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대해선 12월이 지나더라도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당국은 예대금리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감독하겠다는 계획이다. 은행권은 지난 10월 기준금리 인하 후 예금 금리를 빠르게 낮춰 소비자들의 빈축을 산 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 금리는 0.03%포인트 하락했고, 대출 금리는 0.05%포인트 상승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최근 한 방송에 출연해 "가계대출을 줄이라는 감독 방향을 제시한 뒤 (기준금리 인하가) 대출 금리에는 더디게, 수신 금리에는 빠르게 반영된 것은 맞다"면서도 "은행에 금리보다 심사 기능을 강화하라고 주문했고,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빠르게 반영되도록 점검하고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하단이 낮아지긴 했지만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한 상태라 신규 대출을 일으키기 어렵다"며 "대출 수요가 몰릴 수 있어 가산금리를 낮추기도 부담스럽고, 소비자가 체감하는 변화는 미미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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