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항공 인수작업을 마치면 두 회사 산하에 있는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을 통합할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 LCC 3사가 통합되면 단숨에 국내 1위 LCC에 올라서게 된다. 3사가 보유한 항공기 수는 올해 3분기 기준 총 58대로 현재 LCC 1위 제주항공(42대)을 크게 앞선다. 매출에서도 압도적 1위가 된다.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지난해 총 매출 합계는 2조4785억원으로 제주항공(1조7240억원)보다 7000억원 이상 많다.
김지윤 기자 |
대한항공은 통합 LCC 역시 당분간 자회사 체제로 운영한 뒤 진에어로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사를 통합하려면 경쟁 당국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데, LCC 3사의 노선은 해외 항공사와의 경쟁이 심한 노선이 많지 않은 만큼 심사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항공업계 관측이다.
대한항공 산하에 거대 LCC가 출범할 경우, 대항마를 키워 생존하기 위해 국내 LCC 간 인수합병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에 LCC는 대한항공 계열인 진에어와 아시아나항공 산하 ·에어부산·에어서울 등 3개사 외에, 제주항공을 비롯해 티웨이항공·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에어로케이·플라이강원 등 총 9곳이 있다. 항공 시장이 훨씬 큰 미국 LCC 개수와 같고, 일본(8개)보다 많으며, 유럽에서 항공 수요가 가장 많은 독일(4개)의 2배 이상이다. 항공업계에선 LCC간 인수합병을 통해 개별 LCC의 규모를 키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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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소노, LCC 진출 속도 내나
LCC 업계에선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의 2대 주주에 올라 대명소노그룹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대명소노그룹은 올 7월과 10월 총 2300억원의 투자해 티웨이항공(지분 26.77%)과 에어프레미아(지분 11.6%)의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대명소노그룹과 티웨이항공의 1대 주주인 예림당(30.05%)과의 지분율 차이는 약 3.3%포인트(p)에 불과하다. 또 대명소노그룹은 사모펀드 JC파트너스로부터 에어프레미아 지분 11%를 사들이면서 JC파트너스가 보유한 잔여 지분 11%에 대해서도 내년 6월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해둔 상황이다.
사모펀드 JC 파트너스가 보유한 에어프레미아의 지분 11%를 사들인 대명소노그룹은 JC 파트너스가 보유한 잔여지분 11%에 대해서도 내년 6월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했다. 사진 에어프레미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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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에선 대명소노그룹이 LCC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면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먼저 인수할 것으로 보고 있다. 티웨이항공 대비 규모가 작은 에어프레미아 경영권을 인수해 항공사 경영에 대한 전반적인 노하우를 쌓은 뒤 추가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다.
대명소노그룹의 LCC 지분 확보는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포석이란 분석이 많다. 대명소노그룹이 미국·유럽 등 해외에 보유한 호텔·리조트가 LCC 산업과 결합하면 큰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명소노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핵심 성장 축으로 항공업을 선정한 만큼 그룹의 항공업 진출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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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깊어지는 제주항공
LCC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현재 LCC 1위인 제주항공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신규 항공기 도입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LCC들의 몸집 경쟁에 대응하려면 인수합병이 효과적인 방법이지만 검토할 수 있는 대상이 많지 않다.
현재 사모펀드(PEF)가 지분을 보유한 항공사는 이스타항공과 에어프레미아 등이다. 이중 에어프레미아는 대명소노그룹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한 만큼, 제주항공이 고려해볼 수 있는 대상은 이스타항공이 유일하다.
이스타항공은 2021년 사모펀드 운용사 VIG파트너스에 인수된 뒤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극복하고 정상화에 성공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실적 공시를 하지 않고 있지만 1분기엔 소폭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는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최근엔 신규 항공기를 도입하며 몸집도 불리고 있다. 성장세를 회복하고 있고, 사모펀드 보유 기업인 만큼 매물로 나오더라도 매각가가 높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허희영 한국항공대 총장은 “국내 LCC 산업이 확장기를 지나 안정기가 찾아온 만큼 통합 LCC 출범 이후 남아 있는 항공사들이 생존 경쟁을 위해 인수합병이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영우 기자 novemb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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