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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9 (금)

푸틴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로 키이우 ‘의사 결정 기지’ 공격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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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초음속 IRBM, 지하 3∼4층 시설 파괴... 핵무기와 같은 위력”

조선일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크렘린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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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로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의사 결정 기지’를 폭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8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과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집단안보조약기구 집단안보이사회에서 “우크라이나가 서방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영토를 공격한 것에 대응할 것”이라며 “현재 국방부와 총참모부가 타격할 목표물을 선정하고 있다. 군사 시설이나 방위 산업 시설 혹은 키이우의 의사 결정 기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의사 결정 기지가 어딘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으나 대통령실 또는 국방부나 군 지휘부 시설을 염두에 둔 것으로 예상된다.

키이우 내 정부 핵심 시설은 방공망 덕분에 러시아로부터 심각한 타격을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방공망으론 신형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오레시니크’ 미사일을 막아낼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격보다 더 위력 있는 공격이 가해질 경우 피해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경고인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오레시니크와 같은 무기로 키이우 의사결정 기지를 공격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모든 것이 가능하다”며 “키이우 군사·산업 시설이나 의사결정 기구를 타격하는 데 오레시니크를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 등 우리의 중요 시설을 공격하려고 계속 시도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레시니크의 위력에 대해 푸틴 대통령은 “모든 것이 재로 변한다. 3∼4층 깊이 지하에 있는 시설, 그보다 아래에 있는 시설에도 타격을 가한다”며 “오레시니크가 충돌할 때 파괴력은 운석 낙하와 비슷하다. 역사적으로 운석이 떨어진 자리엔 호수가 형성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레시니크가 핵무기는 아니지만 여러 번 발사하면 핵 공격과 똑같은 위력이 발휘된다”고 했다.

앞서 푸틴은 지난 21일 “최신 러시아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중 하나를 시험했다”며 “(이번엔) 핵탄두를 장착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시 미사일 이름을 러시아어로 개암나무를 뜻하는 ‘오레시니크’라고 소개하면서 “초속 2.5∼3㎞인 마하 10(음속의 10배)으로 목표물을 공격한다. 현재 이런 무기에 대응할 수단은 없고, 전 세계에 있는 최신 방공 시스템과 미국·유럽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도 이런 미사일을 요격할 수 없다”고 했다. 서방 전문가들은 오레시니크에 여러 탄두로 서로 다른 목표물을 타격하는 MIRV(다탄두 각개 목표 설정 재돌입체) 기술이 적용됐다고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이와 같은 강경 대응을 시사한 것은 최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를 상대로 일으킨 대규모 공습 때 미국이 제공한 장거리 전술 탄도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를 썼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9일 에이태큼스 처음 사용해 러시아 브랸스크 군사 시설을 타격한 뒤 적어도 2차례 더 쿠르스크 지역으로 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이틀 동안 우리는 100개의 다양한 유형의 시스템과 미사일, 드론 466대를 이용해 우크라이나에 총공세를 펼쳤다. 러시아를 공격하면 반드시 대가가 뒤따를 것”이라며 “러시아는 서방 미사일에 대적하는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 에이태큼스에 대응하는 러시아 장거리 미사일은 ‘이스칸데르’이고 영국의 스톰섀도, 프랑스의 스칼프, 독일의 타우러스에 대응하는 건 공중 발사 미사일은 ‘X-101′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산 미사일이 서방 미사일과 비슷한 위력에 더 긴 사거리를 갖고 있다”고 했다.

[최훈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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