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 매사추세츠주 낸터킷의 소방서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낸터킷/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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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의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 위협에 대해 비생산적이라며 재고를 촉구했다.
바이든은 28일(현지시각) 추수감사절을 맞아 매사추세츠주 낸터킷의 소방서를 방문한 자리에서 트럼프가 25%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경고한 것에 대한 기자들 질문에 “나는 그가 재고하기를 바라며, 그런 것은 비생산적이다”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태평양, 대서양, 멕시코와 캐나다라는 두 동맹에 둘러싸여 있다”며 “그들과의 관계를 망치면 안 된다”고 했다. 각각 남쪽과 북쪽에서 미국과 긴 국경을 공유하는 두 나라와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앞서 트럼프는 멕시코와 캐나다가 무단 월경자와 마약성 진통제 펜타닐의 미국 유입을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임 첫날 관세 25%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겠다고 경고했다. 중국 상품에는 기존 관세에 10%를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경고는 취임도 하기 전에 구체적 대외 정책 방침을 제시해 현직 대통령의 권한을 무시한 이례적인 행동으로도 볼 수 있다. 이에 물러나는 바이든도 취임 직전의 차기 대통령 정책을 비판하고 반대하는 이례적 대응을 한 셈이다.
한편 트럼프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통화한 뒤 ‘국경 봉쇄’를 약속받은 것처럼 밝혔지만 셰인바움은 이를 사실상 부인했다. 트럼프는 전날 저녁 관세 부과 문제를 놓고 “멕시코의 새 대통령과 멋진 대화를 했다”며 “그는 멕시코를 통한 미국으로의 이주민 유입을 중단시키기로 합의했으며, 사실상 우리의 남쪽 국경을 봉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셰인바움은 이튿날 소셜미디어 글로 “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멕시코가 인권을 존중하면서 이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추구한 포괄적 전략에 대해 설명했다”며 “우리는 국경을 봉쇄하는 대신 정부와 사람들 사이에 다리를 놓아야 한다는 멕시코의 입장을 다시 밝혔다”고 말했다. 셰인바움은 그러면서도 트럼프와 “훌륭한 대화”를 했다며 통화 사실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는 앞서 관세 부과 위협을 가한 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도 통화했다. 멕시코와 캐나다 쪽은 자국 입장을 설명하면서도 무단 월경 문제 등에 계속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셰인바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관세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두 나라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따라서 트럼프 쪽과 멕시코·캐나다 정부 사이의 갈등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지만 트럼프의 정치적 필요에 따라 다시 커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셰인바움은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면 보복하겠다는 방침을 시사한 바 있다. 캐나다 정부도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를 실행하면 보복 대상으로 삼을 품목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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