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자 금기시된 한국, 거센 반발…옹호 목소리도↑”
모델 문가비가 공개한 아들 사진(왼쪽)과 배우 정우성. 문가비 인스타그램·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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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우 정우성(51)이 혼외자 존재를 인정하자 정치권뿐 아니라 외신도 주목하고 나섰다.
영국 BBC 방송은 27일(현지시간) “결혼하지 않은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이를 가졌다는 배우의 고백이 (한국에서) 유명인의 행동과 비전통적인 가족 구조에 대한 전국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BBC는 한국의 스타인 정우성의 혼외자 논란은 혼외 출생이 금기시되는 한국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바르고 깨끗한 이미지를 내세웠던 정우성의 혼외자 인정에 한국 온라인 여론은 대체로 비판적이라면서 정치인들까지 가세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짚었다.
BBC는 “많은 누리꾼들은 정우성이 이전의 건전하고 매우 깨끗한 이미지를 더럽혔다고 보는 것 같다”며 “일부는 과거 유엔 난민 기구의 홍보 대사였던 그가 ‘자신의 아이도 받아들이지 못한다’며 실망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한국은 연예인들이 지나치게 높은 사회적 기준을 요구받으며 강도 높은 감시 아래에 놓이는 등 강한 압박으로 악명이 높은 연예계를 갖고 있다”고도 했다.
BBC는 보수 성향의 한 매체와 인터뷰한 국민의힘 소속 한 의원의 발언을 전했다. 해당 의원은 정우성의 혼외 출산 결정에 대해 “우리 사회의 도덕과 전통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한국의 전통과 대중 정서는 올바르게 유지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반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정우성을 옹호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애초에 그런 게 왜 판단과 평가의 대상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며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결심은 굉장히 실존적인 결정”이라며 정우성을 지지했다.
일각에서는 정우성을 옹호하는 목소리도 있어 가족 구조의 다양성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인식이 변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BBC는 최근 한국에서 혼외 출생이 용납 가능하다고 답한 비율이 증가한 여론 조사 결과를 인용, 특히 젊은 응답자들 사이에서 아이를 가지려면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보는 시각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통계청이 13세 이상 인구 3만6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7.2%는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이 중 20~29세의 청년층은 42.8%가 “결혼하지 않고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정우성은 지난 24일 소속사를 통해 자신이 모델 문가비(35)가 최근 출산한 아들의 친부라면서 아이에 대해 끝까지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 역시 이번 논란으로 ‘비혼 출산’에 관심이 쏠리자 “모든 생명이 차별 없이 건강하게, 행복하게 자랄 수 있도록 어떤 면을 지원할 수 있을지 앞으로 더 살펴봐야 할 부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8일 “한부모 가족이나, 어떤 여러 가지 상황이 있어서 태어난 아이 한 명 한 명을 국가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보호하겠다는 자세에는 일관된 정부 철학이 있다”며 “대부분 지원 정책은 부모의 혼인 여부와 무관하게 시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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