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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드론·무인기 위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022년 무인기 영공 침투 사건에 이어,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에 병력을 파병하고 러시아로부터 드론전 노하우를 습득한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 11월 22일 북한이 공개한 '국방발전 2024'에는 자폭드론과 정찰드론 등 10종의 신식 드론도 포함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현대전 양상이 드론전으로 흘러가고 있음이 여실히 드러난 현재, 북한의 드론전력 강화는 대한민국에 반가운 소식이 아니다.
지난해 새로 설립된 드론작전사령부와 드론 관련 산업계의 유기적 협력이 여느 때보다 중요해진 이유다. 특히 사령부 차원에서 적 드론을 직접 탐지하고 무력화하는 '대드론 체계' 확보가 시급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국대드론산업협회는 28일 판교 제2테크노밸리에서 '한국대드론산업협회 11월 포럼'을 열고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과 대드론 업계인의 간담회를 주선했다. 참석자들은 각자의 애로사항을 교환하고, 군과 산업계가 상호 협력하고 상생할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간담회에서 업계인들은 공통으로 드론작전사령부의 '적극적 소통'과 '체계 확립'을 요청했다. 드론작전사령부가 출범한 지 오래 되지 않았기에, 여전히 산업계에서 대드론체계 개발 사업에 뛰어들도록 유도할 수 있을 만한 마스터플랜이 확실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한 드론 탐지 레이더 업체 A씨는 김용대 사령관에게 "드론작전사령부의 대드론 체계 개발 사업에 업체들이 따라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업체들이 마스터플랜을 인지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정기적으로 대드론 업계와 사령부 실무진이 마주하는 간담회나 미팅 주선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사령관은 "(자신이)이번 간담회에 참석한 목적과 일치한다"며 "사령부 역시 업체의 기술을 많이 알고 싶기에 언제든 실무자들을 통해 협조하고, 일정이 되는 한 간담회에 전부 참석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이어 "아직 사령부가 창설 초기다 보니 마스터플랜 마련이 당장 시급한 문제들에 밀렸다. 2025년 전반기까지의 목표가 사령부 미래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짜는 것이다. 마스터플랜이 완성되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업체들에게 전부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동석한 사령부 관계자 역시 "2025년 상반기부터 분기 내에 드론분야 및 대드론 분야를 아우르는 세미나를 시행하겠다"며 재차 소통 강화를 약속했다.
드론작전사령부 차원에서 연초에 연간 획득 목표 체계 아웃라인을 공개해 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다목적 드론 제작 업체 소속 B씨는 "현재 사령부의 사업 공고 시스템은 공고 며칠 전, 한 달 전에 미리 설명하는 형식"이라며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촉박한 일정에 맞춰 입찰에 뛰어들기 고민되고, 이는 사업 퀄리티 향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방위사업청의 사업설명회처럼 연초에 향후 어떤 사업을 할 건지 사전에 공지해서 기업이 준비하고 참여할 시간을 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김 사령관은 해당 요청에 대해서도 "사업 공고 며칠 전에 설명하는 현 시스템이 업체에게 어렵게 작용하는 것을 알고 있다"며 "말씀하신 연초에 공문 발송 및 설명회 개최를 검토해 보겠다"고 응답했다.
드론작전사령부의 체계 조달 절차를 더 합리적으로 바꾸자는 제언도 있었다. 체계 조달 절차에 참여한 업체들의 기술력이 전부 비슷한 상황에서 조달 가격에 의해 1, 2, 3등이 결정되고, 그중 1등만 납품 계약을 할 수 있는 현재 제도에서, 여러 업체가 순위에 따라 차등 계약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다.
해당 제안을 한 이병석 경찰대 교수는 "1등이 80%를 가져가고 2, 3등이 나머지 물량을 납품하도록 한다면 향후 MRO(유지 보수 정비)가 용이해지고, 단일 업체 계약에 따른 리스크(폐업 등)도 줄어들게 돼서 군에 도움 될 것"이라며 "2등과 3등 업체도 적은 물량을 납품하지만, 국방 사업 납품 실적을 바탕으로 해외 진출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와 드론작전사령부 모두 윈-윈 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인 셈이다.
비슷한 사례도 있다. 지난 2023년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공안부가 30개의 안티드론 업체를 아시안게임에 전부 투입한 것이다. 이병석 교수는 "중국은 국제적 행사에 자국 30개 기업을 투입하며 동시에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었다"며 "대한민국 역시 2025년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같은 국가적 행사에서 국내 기업 역량을 키울 수 있을 것" 이라고 제안했다.
김 사령관은 "확답은 힘들지만, 괜찮은 상생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서는 드론 부품 국산화 정책 마련, 드론작전사령부의 전문성을 발휘한 시험평가 발전 방안, 드론 데이터 보안 강화 방안 등 산업계 전반에 걸친 다양한 현안과 발전을 위한 제언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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