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가운데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여당 의원 40여 명을 모아 오찬을 했다. 수석비서관들도 참석했다. 22일엔 홍철호 정무수석이 여당 의원 30여 명과 식사했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 관련 당정 협력을 강조하는 자리였다고 하는데 정작 당을 이끄는 한 대표는 빠졌다. 대신 친윤계인 추경호 원내대표가 “똘똘 뭉치자”를 외쳤다. 비서실장이나 정무수석이 여당 의원 수십 명을 모아 세 과시를 하는 것은 과거 정권에서 거의 없던 일이다.
반면 한 대표가 주재한 22일 당정 협의엔 대통령실에서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추 원내대표도 목감기를 이유로 불참했다. 날로 어려워지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등의 지원 대책을 협의하는 자리였다. 요즘 ‘양극화 해소’를 외치는 대통령실이 불참할 자리였나.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가 회동한 후에도 두 사람의 불화는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것 같다.
트럼프 당선과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파병, 러시아의 대북 군사 지원 등으로 국제 정세는 요동치고 민생엔 빨간불이 들어온 지 오래다. 그런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은 총선에 참패해 소수당이 된 것도 모자라는지 지금까지도 서로 내분으로 분주하다. 그 내분이 시작된 게 국정 노선 같은 정책 문제가 아니라 대통령 부인 문제 때문이라니 혀를 찰 일이다.
[조선일보]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