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사장이 직원 감금 폭행해 '장기 파열' 사망…징역 15년

/사진=뉴스1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 직원으로 고용한 지인을 집에 감금한 뒤 장기가 파열될 정도로 때려 숨지게 한 30대 남성이 중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4부(부장판사 손승범)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2)의 죄명을 상해치사 등으로 변경해 징역 15년을 선고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인천 한 오피스텔에서 함께 살던 지인 B씨(27)를 반복해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과거 공익근무요원(현 사회복무요원)으로 일하면서 만난 B씨를 자신이 운영하는 경기 시흥시 한 식당 직원으로 고용했다.

그는 B씨가 음식을 잘못 조리하는 등 실수하면 옷걸이 봉이나 주먹 등으로 온몸을 마구 때렸다. B씨는 숨지기 보름 전 식당 주방에서 코피를 흘릴 정도로 맞자 인근 다른 식당으로 도망친 뒤 112에 신고했다.

당시 A씨는 B씨를 찾아내 자신의 차량에 감금한 뒤 신고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다른 쪽으로 도망갔다"고 거짓말했다. 이후 B씨는 보름 동안 집에 감금돼 수시로 폭행당했고, 결국 갈비뼈 골절과 장기 파열로 지난 5월 20일 사망했다.

검찰은 A씨가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 하던 B씨를 지속해서 폭행해 살해했다고 판단했지만, 법원은 살인 고의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에서 피해자를 이용해 식당을 영업했다. 살해하는 것보다는 살려두고 노동력을 받는 게 더 유리했다"며 "피해자를 폭행할 때 사용한 도구도 치명적인 흉기는 아니었다. 피해자를 폭행하던 상황에서 본인 행위로 피해자가 갑자기 사망할 거라고 예견하긴 어려워 보인다. 살해 의도로 반복해서 공격했다고도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은 피해자를 사실상 지배하면서 노동력을 제공하는 도구 정도로 취급했고, 노동력 착취와 물리적 폭력 대상으로 삼아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유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어 이에 상응한 엄중한 처벌이 요구된다"고 판시했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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