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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6 (화)

수신료 잘 쓰는 사례···‘1만5000원 클래식 티켓’ BBC프롬스, 다음달 한국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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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수신료서 제작비 일부 지원 받아

주차장 콘서트·나이트클럽 이벤트 도입

프로그램 다양성 넓힌 피카드 예술감독

“악장 사이 박수 허용, 모차르트도 기뻐해”

경향신문

BBC 프롬스 예술감독 데이비드 피카드. ⓒChris Christodoulou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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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 시작한 BBC 프롬스는 유럽의 대표적인 여름 클래식 음악 축제다. 저렴한 티켓 가격과 라디오 송출로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올해는 8주간 73회 공연이 영국 런던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열렸다. 런던 공연에만 관객 30만명이 참여했고, 저녁 콘서트 평균 좌석 점유율은 96%에 달했다.

2015년 BBC 프롬스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데이비드 피카드(64)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무리한다. 다음달 2~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BBC 프롬스 코리아는 임기 마지막 프로젝트 중 하나다. 피카드는 e메일 인터뷰에서 “창립자 헨리 우드는 1895년에 ‘최고의 클래식 음악을 가능한 한 많은 대중에게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서울에서도 이를 실현하기 위해 다양한 가격대의 티켓을 제공해 많은 사람들이 페스티벌을 함께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BBC 프롬스 코리아에서는 1만5000원인 프롬스 석이 판매된다.

프롬스는 민간 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는다. 대신 BBC 수신료에서 제작비 일부를 지원받는다. 이를 통해 로열 앨버트홀에서 열리는 모든 공연에 8파운드(1만4000원가량)의 프롬스 석을 판매한다.

티켓 가격이 싸다고 사랑받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프로그램의 다양성과 충실성이다. 피카드는 런던 바깥으로 콘서트 장소를 넓혔고, 주차장 콘서트, 나이트클럽 멀티미디어 이벤트 등을 도입했다. 가족 콘서트를 열고, 여성 지휘자·작곡가의 비중을 늘렸다. 한국 공연에서는 신동훈의 첼로 협주곡 아시아 초연, 재즈·뮤지컬 같은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준비돼 있다. 피카드는 “우리는 음악에서 전통적인 장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흥미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며 “뮤지컬과 재즈는 다양한 관객이 처음으로 라이브 오케스트라를 경험할 수 있는 멋진 기회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피카드는 클래식 음악회에서 금기시된 악장 사이 박수가 허용돼야 한다는 의견도 밝힌 적 있다. 그는 “악장 사이 박수는 콘서트에 처음 온 사람이 있다는 신호”라며 “그들은 전통을 잘 모른다. 그들이 다시 오는 걸 주저하게 만들고 싶지 않다. 모차르트도 악장 간 박수를 기뻐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피카드는 글라인드본 페스티벌, 계몽시대 오케스트라 감독을 역임한 뒤 프롬스에 부임했다. 그는 클래식 축제 혹은 단체 경영자로서 가져야 할 재질은 “최고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되 그것이 어디에서 왔는지 너무 신경쓰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항상 내 역할은 ‘감독’이 아닌 ‘프로듀서’라고 생각했다. 훌륭한 팀을 구성하고 문제와 해결책, 창의적인 생각을 공유하는 역할을 뜻한다”며 “한 사람이 모든 답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경향신문

백승찬 선임기자 myungw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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