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이재용 '부당합병 의혹' 2심 징역 5년 구형…이재용 회장 "결단코 사욕 채운적 없다"(종합)

[윤상호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캐리커쳐=디다다컴퍼니

검찰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불법 관련 의혹 2심에서 1심과 같은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1심과 동일하다. 1심 재판부는 이 회장에게 '무죄'를 선고한 바 있다. 이 회장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삼성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25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3부는 이 회장 등 14명에 대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형법(업무상 배임)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위반 등의 혐의에 관한 항소심 결심공판을 진행했다.

결심공판은 재판부의 선고 전 마지막 공판기일이다. 검찰의 구형과 피고인의 최후변론 등이 이뤄진다.

이날 검찰은 "피고인은 경제 정의와 자본시장 근간을 이루는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라며 이 회장에게 징역 5년과 벌금 5억원을 구형했다. 함께 기소한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과 김종중 전 삼성전자 전략실장에게는 각각 징역 4년6개월과 벌금 5억원을 장충기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에게는 징역 3년과 벌금 1억원을 요청했다.

모두 1심 때와 같다. 다른 피의자 역시 1심과 동일한 형량을 요구했다. 1심 법원은 검찰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 2월 이 회장 등에게 무죄를 내렸다. 1심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사실 입증이 부족하다"라고 판단했다.

이 회장 측은 1심 결론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등 허위사실로 실체를 은폐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반박했다.

이 회장은 최후진술을 통해 "3년이 넘는 오랜 재판 끝에 무죄 판결이 내려졌지만 사실 안도감 보다는 훨씬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라며 "삼성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하며 많은 시간 자책했다"라고 소회했다.

또 "기업가로서 회사의 생존과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늘 고민해 왔고 합병도 마찬가지"라며 "합병 추진을 보고받고 두 회사의 미래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개인적인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주주들께 피해를 입힌다거나 투자자들을 속인다든가 하는 그런 의도는 결단코 없었다"라며 "재판부가 보기에 책임을 물어야 할 잘못이 있다면 제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평생 회사만을 위해 헌신해 온 다른 피고인들은 선처해 주기를 부탁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많은 사람의 걱정과 응원을 접하면서 삼성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또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라며 "국민의 사랑을 받는 삼성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겠다. 부디 저의 소명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허락해 주기를 부탁한다"라고 당부했다.

2심 판결은 내년 2월3일 오후 2시로 예정돼 있다.

한편 이 재판은 2015년 이뤄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발단이다. 검찰은 이 회장의 삼성그룹 승계를 위해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합병이 이뤄졌다고 여겼다. 검찰은 지난 2020년 9월 이 회장 등을 1일 이 회장 등을 관련 혐의로 기소했다. 당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의 수사 중단과 불기소 권고에도 불구 기소를 강행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윤상호 기자 crow@techm.kr

<저작권자 Copyright ⓒ 테크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