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 계열사 효성화학이 추진해온 특수가스사업부 분리 매각이 무산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효성화학은 최근 스틱인베스트먼트, IMM PE 컨소시엄과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계약 체결 관련 협의를 했지만 끝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이 무산된 것은 재무 구조가 악화된 영향이 크다. 특수가스사업부는 삼불화질소(NF3)를 생산하는 효성화학 내 ‘알짜 사업부’다. NF3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서 이물질을 세척하는 데 쓰인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지난해 450억원 규모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을 낼 정도로 실적이 탄탄하다.
효성화학은 울산 용연공장 등 연산 8000t 규모 생산설비를 보유했다. 세계 1위 NF3 생산 업체인 SK스페셜티(1만3500t), 2위 중국 페릭(9000t)에 이어 3위를 달린다.
하지만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이 흔들리면서 특수가스사업부를 포함한 효성화학 실적도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특수가스사업부 매출의 75.9%가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효성화학 3분기 매출은 76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늘었지만 292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를 이어갔다. 3분기 연결 기준 부채는 3조1782억원, 부채비율은 9779%에 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효성화학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BBB+’를 유지하지만, 등급 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한국신용평가는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등 재무 구조 개선 방안의 조속한 마무리가 중요하다. 효성화학의 재무 구조 개선 방안 성과 도출이 지연될 경우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신용도 하향 속도가 가속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효성화학 입장에선 ‘캐시카우’인 특수가스사업부를 매각해 부채비율을 떨어뜨릴 계획이었지만 스틱·IMM 컨소시엄이 인수 가격을 낮추길 원하면서 딜이 깨진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화학 측은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다른 투자자들과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지만 매각이 순조로울지는 미지수다.
금융권 관계자는 “알짜 사업부지만 반도체 업황 부진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인수 후보 측과 간극이 컸던 것 같다. 또 다른 인수 후보 찾기가 만만찮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김경민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86호 (2024.11.27~2024.12.0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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