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25 (월)

고려아연, 이사회서 임시주총 심의…MBK, "주총 지연 의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법원 심문 앞두고 심의…"판결 미루기 위한 명분 확보용"

고려아연 25일 이사회를 열고 MBK-영풍이 제기한 임시주주총회 소집청구 심의를 진행했다. 다만 주총을 열겠다는 결정은 하지 않았다. 이와관련 MBK 측은 고려아연의 이사회 심의는 주총을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열린 이사회에서 임시 주총 소집 여부를 다루지 않다가 법원의 심문 기일을 앞두고 명분을 쌓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비즈워치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고려아연은 25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임시주총 소집 청구에 대한 보고 및 심의 안건'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MBK가 요구한 14명의 이사 후보자들의 이력과 적격성 여부를 살피고 집행임원제도 도입시 장단점 등을 함께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MBK는 고려아연의 이번 임시 이사회는 임시주총 일정을 늦추기 위한 '술책'이라고 주장했다.

우선 MBK는 이사회 시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MBK가 신청한 임시주총 소집 허가 소송의 심문 기일(27일)을 이틀 앞두고 개최했다는 것이다. 특히 임시주총에 대해 심의했지만, 소집은 결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총 지연의 목적이 크다고 봤다.

일반적으로 주주에 의해 주총 소집 허가 소송이 제기된 상황에서 회사측은 인용 결정을 피하고자 심문기일을 앞두고 주총 소집 결의를 한다. 법원이 주총 소집을 인용용한다면 주총 의장, 개최 시기, 장소 등을 주총을 청구한 측에서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총의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해 회사에서 선제적으로 주총을 소집하는 것이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에서 임시 주총에 대해 검토했지만, 소집은 결의하지 않았다. 이와관련, MBK는 이틀 뒤 진행하는 심문기일에서 고려아연이 다시 이사회를 열어 임시 주총을 소집할 예정이기 때문에 법원의 결정을 미뤄달라는 주장을 하기 위한 명분을 쌓는 것으로 판단했다.

그러면서 2조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한 10월 30일, 이를 철회한 11월 13일 등 2번이나 개최한 이사회에서 임시 주총을 다루지 않고, 영풍으로부터 임시주총 소집 청구를 받은지 29일이 지나서야 심의를 진행한 것 자체가 주총을 지연시키려는 목적으로 해석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MBK는 자신들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자에 대해 고려아연이 결격 사유를 언급한 점도 임시주총을 지연시키기 위한 전략에 불과한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고려아연은 MBK-영풍이 제출한 사외이사 후보자에 대한 심의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일부 사외이사의 경우 상법상 사외이사 결격사유가 인정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고, 영풍·MBK 측에 결격사유 해소 방안과 확인서를 요청했다고도 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이날 상법상 결격사유로 언급한 MBK측 사외이사 후보자는 천준범 한국거버넌스포럼 부회장으로 보인다. 천준범 부회장은 현재 무신사의 비상근감사로 활동중인 상황에서 고려아연보다 먼저 주총이 열리는 코스피상장사 디아이동일 상근감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만약 디아이동일 감사로 선임된다면 고려아연 사외이사 후보자로 결격 사유가 발생한다. ▷관련 기사: MBK가 추천한 고려아연 사외이사 후보…과다 겸직 우려(11월 20일)

상법(시행령 34조)에 따라 상장회사 사외이사는 2곳 이상의 다른 회사 이사, 집행임원, 감사를 겸직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겸직은 최대 2곳까지만 가능한데 무신사, 디아이동일, 고려아연 3곳 겸직은 불가능하다.

이에 대해 MBK 측은 추천 사외이사 중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후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25일 열린 디아이동일 임시주총에서 천준범 부회장을 감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폐기되면서 자연스레 겸직 상황이 해소된 까닭이다.

다만 선임 실패(디아이동일)를 가정하고 상법상 부적격 사유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인물을 사외이사(고려아연) 후보로 올린 것은 상법의 과다 겸직 금지 취지에 어긋난 부적절한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