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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유럽으로 가는 가스관은 ‘푸틴의 덫’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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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노르트스트림의 덫

마리옹 반 렌테르겜 지음ㅣ권지현 옮김 ㅣ롤러코스터ㅣ312쪽ㅣ1만8700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틀 전인 2022년 2월 22일, 발트해 해저에 있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이 가동 중단됐다. 러시아와 독일이 기획하고 유럽 여러 나라가 협업해 만든 가스관으로, 우크라이나를 거치지 않고 러시아에서 곧장 독일로 연간 1100억㎡의 천연가스를 실어 나른다. 유럽 전역에 공급되던 가스를 중단해 전력을 약화시키는 것이 푸틴의 속셈이었다. 가스관을 짓기 전부터 “푸틴이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유럽의 의존도를 증폭시켜 전략무기로 휘두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는데, 이 우려가 현실이 된 셈이다.

프랑스 기자인 저자는 가스관을 “우크라전이 일어난 퍼즐의 마지막 조각이자 푸틴이 유럽 한복판에 심어 놓은 ‘현대판 트로이 목마’였다”고 평가한다. 러시아 최대 석유 기업 루크오일 회장 라빌 마가노프의 의문의 추락사 등 가스관 관계자 23명의 죽음을 파헤치며 푸틴이 유럽 전역을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를 밝힌다. 푸틴의 에너지 전략무기가 유럽에 미친 영향에 대한 지정학적 통찰을 주는 책이다.

[김광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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