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반대 거세자... 이재명 “상법 개정, 공개 토론하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제1차 확대간부회의에 참석, 대화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상법(商法) 개정과 관련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2일 “공개 토론을 하겠다”면서 “제가 직접 토론에 함께 참여해 정책위의장 등을 포함한 쌍방의 입장을 취합해 보고 당의 입장을 확실하게 정리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의 상법 개정안에는 ‘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뿐 아니라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재계가 “정상적 기업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재계 반발 등을 거론하며 “얼마든지 타협할 수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이 대표가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여부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을 때 폐지 방침을 정한 것처럼 방향 전환을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삼성·SK·현대차·LG 등 주요 기업 16곳 사장은 긴급 성명을 내고 “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많은 기업은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 자본의 공격에 시달려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진다”고 했다. 반면 개미투자자들 중심으로 “대주주의 전횡을 막아야 한다”는 반박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이날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소액 투자자를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 반대할 사람은 없다. 다만 그 방법에 이론이 있을 뿐”이라며 “얼마든지 타협할 수 있고 합리적 방안을 찾을 수 있다. 기업계와 투자자 측은 신속하게 공개 토론에 응해달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르면 다음 주 토론을 열 계획이다. 이번 상법 개정안에 담은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은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확보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이날 이 대표는 자신의 선거법 사건 1심 징역형 선고와 관련해 “사법부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양심적이고 정의감이 투철한 유능한 법관이 훨씬 많다. 진실에 따라 인권과 민주주의가 지켜지도록 최선을 다하는 대다수 법관과 사법부에 감사와 존중을 전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비공개회의에서 당 인사들에게 “거친 언행을 각별히 주의해 달라”는 당부도 했다고 한다. 앞으로 남은 재판을 의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김태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