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익 위해”...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 경찰 고발 취소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제공

한화오션이 K-조선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업체 간 상호 협력이 필요하다는 판단아래 HD현대중공업을 상대로 했던 경찰 고발을 취소했다.

한화오션은 2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를 방문해 고발 취소장을 제출했다.

지난 3월 한화오션은 HD현대중공업의 군사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 임원 개입 여부를 수사해 달라며 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앞서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KDDX 등과 관련한 군사기밀을 몰래 취득해 회사 내부망을 통해 공유, 군사기밀보호법을 위반한 혐의로 작년 11월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방위사업청이 지난 2월 “청렴 서약 위반의 전제가 되는 대표나 임원의 개입이 객관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며 HD현대중공업의 KDDX 사업 입찰을 제한하지 않는 행정지도를 내리자 한화오션은 반발하며 추가 수사를 경찰 측에 요청했다. 이후 두 회사는 날선 공방을 벌였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과열 경쟁과 상호 비방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쏟아냈다. 두 회사가 정부의 원팀 전략에 적극 협조하고, 국내 조선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한화오션은 먼저 고발을 취소하면서 화합의 손을 내밀었다. 이번 고발 배경에는 평소 절친한 사이로 알려진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부회장의 사전 교감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은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의 적기 전력화로 해양 안보를 확보하고, 세계가 대한민국 조선업을 주목하는 가운데 해양 방산 수출 확대라는 목표를 위해선 고발 취소를 통해 상호 보완과 협력의 디딤돌을 마련하는 게 현 시점에서 국익을 위한 일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HD현대공업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HD현대중공업이 공정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KDDX 기본설계 사업자로 선정되었다는 것은 이미 수차례 확인된 사실”이라며 “늦었지만 한화오션이 고발을 취소한데 대해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KDDX 사업이 많이 지연된 만큼, 한화오션의 방산업체 지정 신청도 철회되어 KDDX 사업이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히 진행되길 희망한다“며 “HD현대중공업은 K-방산의 경쟁력 강화와 수출 확대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정인 기자 lji201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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