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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찬란한 죽음 앞둔 적색초거성…최후의 가스 내뿜는 장면 ‘첫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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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6만광년 거리의 대마젤란운에 있는 적색 초거성 \'WOH G64\'를 실제 촬영한 모습. 초신성으로 폭발하기 전 마지막 단계에서 뿜어낸 가스와 먼지가 달걀 모양의 고치를 형성하고 있다. 유럽남방천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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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우리 은하 밖에서 죽어가는 별의 상세한 모습을 처음으로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초신성으로 폭발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가스와 먼지를 분출하고 있는 적색 초거성이다.



칠레 안드레스벨로대가 중심이 된 국제연구진은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대형 망원경 간섭계(VLTI)를 이용해 16만광년 거리에 있는 위성은하 대마젤란운에 있는 적색 초거성 `WOH G64'을 확대 촬영했다고 국제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에 발표했다. 간섭계는 여러 망원경의 빛을 결합해 희미한 물체를 상세하게 포착하는 기술을 말한다.



연구를 주도한 케이이지 오나카 교수는 “간섭계의 높은 선명도에 힘입어 별과 가까운 거리에서 별을 둘러싸고 있는 가스, 먼지로 이뤄진 달걀 모양의 고치를 발견했다”며 “이 별은 초신성 폭발 전에 물질을 격렬하게 내뿜는 마지막 단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우리 은하 내에 있는 별 20여개의 구조를 확대 촬영한 적은 있으나 다른 은하에 있는 별을 상세하게 들여다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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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색 초거성 \'WOH G64\'의 실제 모습 상상도. 유럽남방천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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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극단적 사례…폭발적 종말 맞을 듯







이번에 촬영한 WOH G64는 우리은하를 공전하는 작은 위성은하 중 하나인 대마젤란운에 있는 태양 2000배 크기의 적색 초거성이다. 연구진은 2005년부터 이 별을 계속 관찰했으나 그동안 실제 별의 모습을 촬영하지는 못했다.



연구진은 2016년에 새로 설치된 간섭계 2세대 관측 장비 ‘그라비티’(GRAVITY)를 통해 해묵은 숙제를 풀 수 있었다.



이 장비로 별을 관측한 뒤 이전 관측 데이터와 비교한 결과, 별이 지난 10년 동안 더 희미해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진은 “이 별과 같은 적색 초거성은 마지막 단계에서 수천년 동안 바깥층의 가스와 먼지를 먼 우주로 날려보낸다”며 “이 별은 그런 별 가운데 가장 극단적인 사례여서 폭발적인 종말을 맞을 수 있다”고 밝혔다.



WOH G64처럼 태양보다 훨씬 큰 별들은 중심부의 핵융합 연료가 고갈되면 바깥층이 부풀어 오르는 적색거성 단계를 지나 초신성으로 폭발하면서 우주에 새로운 원소들을 뿌려준 다음, 최종적으로 블랙홀이나 중성자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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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초대형 망원경 간섭계(VLTI)에서 본 대마젤란운과 적색 거성 WOH G64의 위치. 유럽남방천문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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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공동저자인 독일 막스플랑크전파천문학연구소 게르트 바이겔트 교수는 “이번 연구로 별의 일생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수 있는 드문 기회를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오나카 교수는 “별이 희미해지고 있어 새 기기로도 별을 확대 촬영하는 게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며 “현재 계획 중인 '그래비티+' 같은 더 좋은 장비로 계속 관측해가는 것이 별의 미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51/0004-6361/202451820



Imaging the innermost circumstellar environment of the red supergiant WOH G64 in the Large Magellanic Cloud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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