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문다혜 씨가 서울 용산구 용산경찰서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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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을 하다가 교통사고를 낸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19일 오후 문씨를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습니다. 문씨는 지난달 5일 오전 2시 51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호텔 앞에서 음주 상태로 자신의 캐스퍼 차량을 운전하던 중 차선을 변경하다 뒤따라오던 택시와 부딪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문씨의 도로교통법 상 주차위반과 신호위반, 후미등 미(未)점등에 대해서는 범칙금 부과 통고처분하기로 했습니다.
송치 혐의 중 관심을 모았던 ‘위험운전치사상’ 혐의는 빠졌습니다. 이 혐의가 주목받은 이유는 높은 법정형 때문입니다. 특가법 5조의 11 위험운전치상은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해 사람을 다치게 한 때 적용되며 법정형은1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습니다.
‘위험운전 치상’은 단순히 술에 취한 정도가 아니라 인사불성의 만취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 사람을 다치게 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징역형을 택할 경우 상한이 15년에 달하기 때문에 매우 무겁습니다.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비교하면 문씨가 적발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인 0.149%를 기준으로 할 경우 도로교통법의 법정형은 1년 이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입니다.
문씨는 적발 당시 수치가 면허취소(0.08%)수준을 넘고, 사고 전 방문한 술집에서 만취 상태로 인해 쫓겨났을 정도로 술을 많이 마신 상태였습니다. ‘인사불성’의 기준은 충족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상해진단서가 없기 때문에 ‘치상’(致傷)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문씨가 피해자와 합의했고, 그에 따라 피해자가 진단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처럼 ‘위험운전치사상’ 혐의 적용을 피하기 위해 만취 운전사고의 경우 대부분 피해자와 합의하는 전략을 취합니다. 물론 진단서가 없더라도 다친 사실을 증명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진단서 없이도 병원 진료를 받고 투약할 수도 있고 이는 수사기관이 건강보험공단에 대한 사실조회나 압수수색을 통해 증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송치단계에서 제외한 혐의에 대해 검찰 추가수사가 이뤄질지는 지금으로서는 다소 회의적입니다.
음주운전협의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이 지난 5월 24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위해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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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최근 1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된 가수 김호중씨의 경우 ‘위험운전치상’이 적용됐습니다. 김씨는 지난 5월 9일 밤 11시 음주 상태로 차를 몰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김씨의 경우 사고 후 추가 음주로 경찰이 혈중알코올농도를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일종의 사법방해에 해당하는 이런 행위로 인해 검찰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은 기소하지 못했습니다.
김씨 또한 피해자에게 6000만원을 주고 합의했습니다만, 수사기관으로서는 음주운전을 기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중 혐의인 ‘위험운전치상’의 적용이 필수적이었을 것입니다. 따라서 수사기관이 피해자의 진단서 제출 여부와 관계 없이 그가 다쳐서 치료 받은 사실을 입증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김씨는 위험운전치사상 외에도 도주치상, ‘운전자바꿔치기’와 관련한 범인도피교사 등의 혐의가 추가로 적용됐습니다. 김씨 혐의 중 가장 법정형이 무거운 혐의는 도주치상입니다. 대법원의 교통사고 양형 기준에 따르면 도주치상죄의 기본 형량은 징역 10개월~2년 6개월로, 여기에 여러 가중 요소를 더하고 다른 범죄도 기소된 점까지 감안해 징역 2년 6개월이 선고됐습니다.
이처럼 ‘위험운전치상’이 적용되려면 운전이 불가능한 만취 상태라는 점, 이로 인해 피해자가 다쳤다는 점이 모두 입증돼야 합니다. 두 사건의 법적용이 달라진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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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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