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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주의자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보고, 비관주의자는 기회 속에서 위기를 본다."
신성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은 21일 윈스턴 처칠의 말을 인용해 미국 대선 이후 달러 강세와 정책 변화 등으로 한국 경제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가운데,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경제연구원과 KB금융그룹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2024 지속가능성 글로벌 서밋' 국제 금융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미국 대선 이후 급변하는 세계 경제와 지정학적 구도 속에 한국의 도전과 대응 방향을 논의하고 지속 성장의 핵심 과제인 기후 변화 및 인구 위기 극복 지원을 위한 금융의 역할과 전략을 모색하는 자리다.
'글로벌 대전환과 정책 기조 피벗을 넘어서: 지속가능 성장과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열린 컨퍼런스에서 신 위원은 '미 대선 이후의 서계 경제 및 지정학적 변화와 전망' 세션의 좌장을 맡았다.
세션을 시작하며 신 위원은 "미국 대선이 치러졌고 미국의 가장 큰 경쟁국인 중국이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세계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면서 "세계 경제가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어떻게 기회를 모색할지에 관해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비동조화)이 공급망의 단절을 가져올 수 있다"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보조금 철폐, 관세 부과 가능성 등은 우리 기업에 어려움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 위원은 "강달러와 회복력 있는 미국 경제 상황으로 인해 한국 경제에도 어려움이 가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외교적 변화와 관련해서도 우려했다. 그는 "지정학적 긴장이 큰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며 한미 방위비 분담금의 재조정 가능성을 언급했다.
신 위원에 따르면 한국은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작은 경제다. GDP 대비 수출액 비중은 미국이 GDP의 10%, 유럽은 25% 수준이다.
신 위원은 "변화하는 환경에서 지속적으로 번영을 추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 컬럼비아대 석좌교수는 특별강연을 통해 "트럼프 2기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이 역사적인 선거를 치른 만큼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엄청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트럼프 2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지만 대규모 감세와 막대한 재정 적자, 억만장자와 기업에 대한 감세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고 밝혔다.
기후변화와 인구 위기 등 전 세계의 협력을 요구하는 문제에서 퇴보할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그는 "글로벌 공조와 협력의 종말을 보게 될 것"이라면서 "기후 분야에서 공조가 퇴보하는 점은 가장 가슴 아프고 우려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으로 미‧중 무역 대립이 격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제기된 중국 경제의 위기 전망에 대해 니콜라스 라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수석연구원은 "중국 경제에 대한 비판적 전망은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실제로는 긍정적인 요소가 많고, 회복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일본처럼 디플레이션과 침체에 빠지고 있다는 주장에는 "중국 경제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오해"라면서 "중국의 기업 투자와 경제 활동이 여전히 살아있고 일본과 달리 더 높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세이케 아츠시 일본 적십자사 총재는 인구 위기를 언급했다. 아츠시 총재는 "세계가 인구 고령화라는 전례 없는 동일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이는 노동 인구 감소로 이어져 경제와 사회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노동력 감소는 거시 경제의 공급 및 수요 측면 모두의 안정성에 치명적인 위협을 불러오는 만큼 고령층이 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되는 '평생 활동 사회(Life-long Active Society)'를 구축해 지속가능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출산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여성의 자녀 양육을 위한 기회비용 절감 정책 추진, 젊은 층을 위한 사회보장 혜택 강화 등의 실현 가능한 정책을 과감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주형환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김병환 금융위원장, 정운찬 전 국무총리,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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