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둘 보는 일 힘들었다”… 손녀 죽이고 손자 학대한 할머니, 징역 6년

法 “심신미약 인정되지만, 피해 너무 커”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로비에 법원 마크가 밝게 빛나고 있다. /뉴스1

홀로 양육하던 손녀를 살해하고 손자를 학대한 50대 할머니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범행 당시 조현병을 앓던 점이 인정되고 피해 아동의 아버지인 아들이 선처를 바랐지만 중형을 피하진 못했다.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최석진)는 21일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6년과 치료감호를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아울러 10년간의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함께 명령했다.

검찰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작년 8월 자택에서 손녀 B(3)양을 때리고 얼굴을 베개로 눌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손자 C(4)군의 얼굴을 치아로 강하게 깨물어 학대한 혐의도 있다. A씨는 아들의 갑작스러운 부탁으로 손주 양육을 홀로 전담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공판 과정에서 A씨 측 변호인은 A씨가 2011년부터 15년간 조현병 증세로 입원·통원 치료를 받아온 점을 언급하며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점을 고려해 달라고 했다. 피해 아동들의 아버지인 아들도 모친에 대한 처벌 불원 의사를 재판부에 전달했다.

앞서 A씨는 지난 결심공판 최후진술을 통해 “제정신이 아니어서 너무 죄송하고 잘못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어떻게 사과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손녀에게 정말 미안하다. (아이) 둘을 함께 보기에는 너무 힘들었다. 용서해달라”며 선처를 호소했고 검찰은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이날 재판부는 “조현병 등 여러 정신상태가 범행에 영향을 미쳤고 당시 심신미약 상태였던 것도 인정된다”면서도 “어린 생명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중요한 가치이고 피해가 너무 커 결과의 중대함을 감안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치료감호로 정신 병력 치료를 받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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