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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지방소멸 극복, 통합이 유일한 대안"…대전·충남, 분가 35년 만에 통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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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부산·경남에 이어 대전과 충남이 통합을 추진한다. 인구 감소로 지방 소멸이 가속하는 상황에서 거대 도시를 조성, 경쟁력을 확보하자는 차원이다. 이들 지자체는 또 통합이 ‘수도권 블랙홀’ 현상 억제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중앙일보

21일 오후 대전시 중구 선화동 예서 충남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추진 공동 선언'에서 김태흠 충남지사(왼쪽 둘째)와 이장우 대전시장(오른쪽 둘째)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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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은 21일 오후 옛 충남도청(대전 중구 선화동)에서 ‘대전광역시-충청남도 행정통합 추진 공동 선언’을 발표하고 공동 선언문에 서명했다.



민관협의체 구성…청사 위치 등 쟁점 조율



선언문에는 행정통합(안) 마련과 특별법 제정·추진, 통합자치단체 중앙권한 이양 협력, 민관 협의체 구성 등 시·도민 공론화, 의회 의견 청취와 주민 공감대 형성 등을 공동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통합 선언에 따라 대전과 충남은 동수로 ‘행정구역통합 민관협의체’(가칭)를 구성한 뒤 통합 자치단체 명칭과 청사 위치, 기능·특례 등 핵심 쟁점을 조율할 예정이다.

앞으로 두 시·도는 통합 자치단체를 설립하기 위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 통합자치단체가 국가 사무·재정을 넘겨받은 뒤 연방제 국가 주(州)에 준하는 실질적 권한과 기능을 확보하는 데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내년 하반기 특별법 국회 통과와 청사 준비, 전산 시스템 통합 등을 거쳐 2026년 6월 지방선거와 함께 통합 자치단체를 출범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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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30일 이장우 대전시장(왼쪽)과 김태흠 충남지사가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열린 대전·충남 통합 서울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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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지자체가 통합을 추진하는 것은 1989년 대전시가 직할시 승격 후 충남도에서 분가(分家)한 지 35년 만이다.

대전과 충남이 통합하면 인구 360만명, 지역 내 총생산(GRDP) 190조원 규모 경제권을 구축하게 된다. 수도권에 이어 ‘제2의 경제거점’을 만들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두 시·도 설명이다. 대형 국책사업이나 투자 유치 과정에서 두 지역 소모적인 경쟁이 줄어들고 자치단체 경계를 넘어서는 교통망과 공공시설 구축 등 광역행정 수요에도 긴밀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흠 "국가 개조에 버금가는 행정개편 필요"



김태흠 충남지사는 “현 행정체제 비효율성을 타파하고 지방소멸과 수도권 집중 등 국가적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17개로 나뉜 행정구역 체제를 6~7개 광역 단위 행정체제 개편이 필요하다”며 “두 지역이 통합하면 경제력이 세계 60위 수준으로 상승하고 미래 신성장동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장우 "대전·충남 한뿌리, 통합으로 경쟁력"



이장우 대전시장은 “한뿌리에서 시작한 대전과 충남이 통합해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야 수도권 일극체제를 극복할 수 있다”며 “통합 추진 과정에서 대전시민과 충남도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공감대를 형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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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4일 오후 충청남도 홍성군 내포신도시에서 열린 충남도청 개청식에 참석하기 위해 헬기에서 내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영접을 받으며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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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흠·이장우, 민선 8기 출범 직후 '통합' 제기

이런 가운데 대전과 충남은 인근 세종·충북과 함께 메가시티를 구축한다는 명분 아래 특별지자체를 추진했다. 이르면 내년 1월 출범 예정이다. 이미 각 시·도가 충청권 특별지자체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과 규칙안, 자치법규 제정안 등을 공개했고 4개 시·도 광역연합의회에 참여할 의원 선임도 마쳤다. 특별지자체는 행정통합보다는 느슨한 형태의 구조로 4개 시·도의 공동사업을 발굴하고 공동사무를 처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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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4일 세종시 지방자치회관에서 열린 제33회 충청권 행정협의회에서 이장우 대전시장(왼쪽부터), 김태흠 충남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김하균 세종시 행정부지사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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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4개 시·도지사는 올해 초 윤석열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충청권 행정구역 통합’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최민호 세종시장을 제외하고 대전과 충남·충북이 행정구역 통합에 찬성했다고 한다.

대구·경북과 부산·경남도 통합을 추진중이다. 대구·경북은 시·군 권한 강화 또는 축소, 통합청사 위치와 규모, 균형발전 방안 등을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통합 실패 위기에 몰렸다가 행정안전부의 중재로 본궤도에 올랐다. 현재 대구와 경북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가 진행 중이다.



대구·경북, 부산·경남도 추진…정부 "전폭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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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대구경북 행정통합 동부권 설명회가 열린 포항시 북구 청소년수련관 앞에서 포항지역시만단체가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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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행정통합안 기본 구상안을 공개한 부산과 경남은 ‘공론화위원회’를 출범하고 행정구역 통합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공론화위원회는 분야별 전문가 30명을 구성됐다. 그동안 부산연구원과 경남연구원이 공동 연구한 ‘행정통합 기본 구상 초안’도 발표했다.

부산·경남은 행정통합에 따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기초자치단체와 사무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2계층 제안’과 ‘3계층 제안’을 통합 지방정부 모델로 제시했다.

정부는 민선 자치 30주년을 맞아 지역 소멸과 인구 감소 등 국가적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행정체제 개편을 논의하는 ‘미래지향적 행정 체제 개편 자문위원회’를 올해 출범했다. 행안부는 광역자치단체 통합이 행정 체제 개편의 선도사례가 될 것으로 판단, 전폭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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