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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0 (수)

‘이재명 반사이익’ 흡수 못한 당정 지지율…답답한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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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19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총을 방문해 간담회 시작 전 김동명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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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이 초유의 위기인데 우리 지지율은 여전히 바닥을 치고 있다. 당혹스럽다.” 한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19일 지지율 답보 상태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코너에 몰렸는데, 당정 지지율이 동반 부진한 건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여권 지지율은 좀처럼 부진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 대표의 1심 선고(15일)와 맞물린 리얼미터의 지난 14~15일 ARS 조사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 대비 3.8%포인트 오른 47.5%, 국민의힘 지지율은 0.9%포인트 오른 31.6%로 양당 격차는 15.9%포인트였다. 11~15일 조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23.7%로 전주보다 1.4%포인트 올랐지만, 여전히 바닥 수준이다.

이 대표의 15일 선고는 여권이 단단히 벼르던 분기점이었다. 특히 이 대표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았지만 여권 지지율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는 현실이 되지 못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 대표에 대한 부정 여론을 당정이 흡수하지 못하는 상태”라며 “명태균 의혹,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으로 민심은 여전히 정부·여당을 신뢰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향후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등에서 유죄 판결이 이어지면 민주당 지지율은 가라앉을 것”이라며 “하지만 민주당 이탈층이 여권으로 이동하는 대신 부동층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도 “반(反)이재명 기치만으론 기존 지지층 결집 이상의 결과를 얻기 어렵다”며 “반등을 위한 중도층 포섭을 위해선 정부·여당이 민생·쇄신 성과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중도층을 겨냥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 대표는 19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사무실을 찾아 한국노총 지도부와 간담회를 가졌다.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여당이 상대적으로 노동 이슈를 경시한다는 오해를 받아왔는데, 그렇지 않다”며 “국민의힘은 근로자 편이다. 그렇지 않고서 어떻게 집권하겠나”라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 정년 연장 등 노동계 요구에 대해선 “어려운 문제이지만 접점을 찾아서 좋은 대화를 할 수 있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뒤 여당 대표가 양대 노총과 간담회를 연 것은 처음이다.

한 대표는 17일 국가부채 등이 일정 수준을 넘지 않도록 법으로 강제하는 재정준칙 도입을 띄웠고, 민주당에 가상자산 과세 유예를 촉구하는 등 이슈 선점에 나서고 있다. 당에 ‘이재명 재판 지연 방지 TF’를 구성해 이 대표를 겨냥한 공세의 고삐를 당기면서, 다른 한편에선 민생 행보를 부각하는 모습이다. 익명을 원한 당 관계자는 “한 대표가 박스권에 갇힌 지지율을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중”이라고 말했다.

여권에는 25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 1심에서 다시 유죄가 선고되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장기적으로 부각되면 여론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벌써 사법부를 겁박하는 등 무리수를 남발하고 있지 않나. 단기간에 지지율 격차를 줄이긴 어려워도 향후 여당에서 더 많은 반등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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