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원장 “유엔 권고 수용 안 한 북한에 깊은 우려···납북자 문제 해결돼야”

안창호 신임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9월9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21일 “인권 문제에 관한 북한의 행보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 위원장은 이날 북한이 유엔의 ‘북한 제4차 국가별 인권상황 정기검토 보고서(Universal Periodic Review, UPR)’의 권고를 일부 수락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다”는 의견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난 13일 유엔은 북한의 인권상황에 대한 심의 결과를 담은 UPR 보고서를 채택했다. 모든 유엔 회원국은 4년6개월마다 인권상황에 대해 다른 회원국의 검토를 받는다. 각 회원국은 심의 대상 국가의 권고 이행 상황을 검토하고 개선이 필요한 사안에 대해 권고한다. 북한은 2009년 제1차 심의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4번의 심의를 받았다.

이 보고서에는 86개국이 북한에 권고한 294개 사항이 담겼다. 각국은 북한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략 전쟁 참여 중지’ ‘납북자·억류자·미송환 국군포로 문제 해결 및 이산가족 상봉’ ‘정치범 수용소 폐쇄’ ‘강제송환된 탈북민에 대한 고문 등 비인도적 처우 금지’ ‘여성·여아에 대한 폭력과 차별 근절’ ‘유엔 북한 인권 특별보고관 방북과 인도적 지원 기구의 북한 입국 및 활동 재개 허용 등 자유권을 증진하고 국제사회와 협력’ 등을 권고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 중 88개 권고에 대해 ‘수락’ 대신 ‘주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은 ‘정치범 수용소 해체’ ‘반동사상문화배격법·청년교양보장법·평양문화어보호법 폐지’ ‘강제노동 중단’ ‘납북자·억류자·미송환 국군포로 문제 해결 및 이산가족 상봉’ ‘러시아 전쟁 지원 중단’ 등을 수락하지 않았다.

안 위원장은 “294개 권고 중 88개는 북한의 체제 유지와 관련이 있고, 이를 거부하는 것은 정치 체제에 변화를 요청한 것을 사실상 거부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가 권고한 김정욱·김국기·최춘길 선교사 등 북한에 억류된 한국 국민의 신속한 송환 요청과 생사 확인 요청 등은 이미 2017년, 2024년 유엔을 통해 북한에 전달됐던 사항인데 현재까지 의미 있는 답변이 없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도 했다.

안 위원장은 “최근 북한의 행보에 대해 국제사회와 함께 우리 인권위도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이번 심의를 계기로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이 신속하게 송환되기를 요청하며, 납북자·억류자·미송환 국군포로·이산가족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기를 촉구한다”고 했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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