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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이민자 추방 시설” “이민자 보호 조례”…갈라지는 미 국경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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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3일(현지시각) 워싱턴 캐피톨힐 한 호텔에서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들과 만나며 손짓을 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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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성향이 짙은 미국 텍사스주 당국이 미국-멕시코 국경을 따라 펼쳐진 1400여에이커(약 5.66㎢, 171만3800여평)의 땅을 서류가 허술한 미등록 이민자들을 추방하기 전 사용할 구금 시설 건설에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텍사스 토지관리청 던 버킹엄 국장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게 서한을 보내 “국토안보부, 이민세관단속국, 국경순찰대와 계약을 체결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폭력 범죄자 추방처리, 구금과 조정을 위한 시설을 건설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버킹엄 국장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마련된 1402에이커인 땅이 “현재 농지이기 때문에 평평하고 건축하기 쉽다”며 “우리는 그곳에 수용소를 아주 쉽게 지을 수 있다”고 했다.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불법 이민자를 대규모 추방하고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강력한 국경 보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텍사스주는 미국-멕시코 국경을 강화하겠다는 트럼프의 공약을 적극 지지했고, 트럼프 행정부 1기 종료 뒤인 2021년부터 독자적인 국경 보안 정책을 펼쳐왔다. 버킹엄 국장은 “범죄자들을 우리나라에서 추방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공약에 100% 동의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텍사스주와 같은 남부 국경에 있고 민주당 주지사들이 이끄는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뉴멕시코 등 3개 주에서는 트럼프 행정부의 미등록 이민자 대량 추방을 돕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시의회는 전날 연방 당국의 정책을 돕기 위해 도시의 자원과 인력을 사용하는 것을 막는 ‘이민자 보호 도시’(sanctuary city) 조례를 통과시켰다. 시우밍 치어 캘리포니아이민정책센터 이민자·인종 정의 담당 부국장은 “국가방위군이나 다른 이들이 트럼프의 대량 추방 계획을 강제로 집행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며 “(로스앤젤레스가) 인구 약 3분의 1이 이민자인 도시라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고 로이터 통신에 말했다. 워싱턴을 기반으로 한 이민정책연구소 정책 분석가인 캐슬린 부시 조지프는 공화당 성향 주에서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 목표에 협조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국경 보호 문제에 관해) 전국적으로 빨간색주(공화당 성향)와 파란색주(민주당 성향) 사이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짚었다.



앞서 트럼프는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를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지명하고, 톰 호먼 전 이민세관단속국 국장 직무대행에게 ‘국경 차르’ 역할을 부여했다. 트럼프는 18일에는 한 보수 단체 대표가 소셜미디어에 새 행정부가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할 준비가 돼 있고 대량 추방 프로그램으로 ‘바이든의 침공’을 뒤집기 위해 군사 자산을 사용할 것”이라고 올린 글에 대해 “사실이다!!!”라는 댓글을 달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차기 행정부의 추방 계획은 범죄를 저질렀거나, 항소기간이 끝나 미국에 체류할 법적 근거가 없는 100만명 이상을 대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러한 노력에는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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