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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1 (목)

미국, 또…유엔 안보리 결의안 ‘나홀로’ 거부해 ‘가자 휴전’ 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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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로버트 우드 유엔 주재 미국 차석 대사가 20일(현지시각)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중동 정세 논의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서 가자지구 휴전을 촉구하는 결의안 초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기 위해 손을 들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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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가자전쟁의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유엔 결의안에 대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끌고 간 이스라엘 인질의 즉각적인 석방과 관련이 없다는 이유로 또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해 10월7일 가자전쟁 발발 이후 유엔 안보리에서 추진한 휴전 촉구 결의안에 미국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이번이 4번째이다.



에이피(AP) 통신 등은 20일(현지시각)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이 이사국 15개국 중 유일하게 거부권을 행사해 결의안이 채택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14대 1로 결국 결의안은 통과되지 않았다. 이번 결의안은 한국을 포함해 알제리, 에콰도르, 가이아나, 일본, 몰타, 모잠비크, 시에라리온, 슬로베니아, 스위스 비상임이사국 10개국이 제출했다. 결의안이 통과되려면 안보리 이사국 15개 중 9개국이 찬성하고, 상임이사국 5개 나라(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로버트 우드 미국 차석대사는 미국이 거부권 행사를 피하기 위해 몇 주동안 노력했다며 표현을 바꾸는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에 유감을 표명했다. 그는 에이피에 “우리는 협상 내내 인질 석방에 실패한 조건없는 휴전을 지지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하마스는 410일 동안 억류된 20여개 회원국 인질 100여명의 운명을 국제사회가 잊기를 바라고 기도하면서, 자신들의 비인도적 전략의 정당성을 변호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거부권 제안에 대니 다논 이스라엘 유엔 대사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감사를 표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전쟁 발발 열흘 뒤 가자지구에 지원물품을 공급하자는 브라질의 결의안 제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에도 거부권을 행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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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유엔 대사 대니 다논의 소셜미디어 X 갈무리


표결에 부쳐진 결의안은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인 휴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 철수, 인도적 지원을 늘리고 원활하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원칙,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돕는 유엔팔레스타인난민구호기구(UNRWA)가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서 업무를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캐롤린 로드리게스 버켓 가이아나 유엔 대사는 결의안에 대해 “가자 북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포함해 가자지구의 재앙적인 인도주의 상황에 대해 이사회의 깊은 우려와 그 상황에 대한 긴급한 대응의 필요성에 의해 촉발됐다”고 말했다.



와파 팔레스타인 통신을 통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성명을 발표해, 미국의 거부권 행사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무고한 민간인에 대한 범죄를 계속 저지르는 것을 격려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미국이 국제법과 유엔 결의안, 이스라엘의 적대 행위 중단을 촉구한 국제사법재판소의 판결을 무시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당 결의안 통과를 시도한 선출 이사국 10개국에 대한 감사를 표하고, 찬성표를 던진 4개 상임이사국에도 감사를 표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파르신 샤힌 외무부 주재원은 신화통신에 “(거부권 행사는) 정당하지 않으며 국제사회의 의지에 대한 도전”이라고 지적했다.



루이 샤르보노 휴먼라이츠워치(HRW) 유엔 사무국장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범죄를 계속 저지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처벌을 면제하기 위해 다시 한번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비난했다고 영국 비비시(BBC)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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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아모스 호흐스타인(가운데)이 20일(현지시각)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나비흐 베리 레바논 의회 의장과의 회담을 위해 의회에 도착했다. 베이루트/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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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전쟁 휴전 진행 상황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레바논 전쟁 휴전 협상은 진행되고 있다. 아모스 호흐스타인 미국 중동 특사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를 거쳐 이스라엘로 이동했다. 21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나임 카셈 헤즈볼라 신임 사무총장이 20일 사전 녹화 영상 연설을 통해 “현재 협상 과정에 동의한다”면서 “전투 중단은 이스라엘의 대응과 네타냐후의 진정성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에이피는 카셈 사무총장이 실제 휴전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이스라엘과의 휴전 조건으로 완전한 종식과 레바논의 주권 보장, 레바논 영토에서의 이스라엘군의 철수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10월7일 시작된 가자전쟁으로 가자지구에서 4만3천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사망했다. 특히 북부 지역으로 전해지는 구호물품이 통제되는 등 기근이 발생하며 인도적 차원의 긴급한 휴전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어왔다.



미국 공화당이 다수당을 차지한 미국 상원에서는 이스라엘로의 무기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법안 통과가 불발됐다. 버니 샌더스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이 주도해 발의한 이 법안을 두고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상원의원들을 상대로 반대할 것을 요청하는 로비 운동이 이뤄졌다는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의 보도도 있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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