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시민들이 20일 공습경보에 따라 지하철역에 대피해 있다. 키이우/AF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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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에이태큼스(ATACMS)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 영토 공격을 허용한 데 이어 대인지뢰가 포함된 2억7500만달러(약 3850억원) 규모의 추가 군사 원조를 발표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에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용 탄약, 155㎜와 105㎜ 포탄, 박격포탄, 대전차 미사일 등을 추가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지원 물량에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사용 금지 선언을 깨고 제공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온 대인지뢰도 포함됐다.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전장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지원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대인지뢰는 비지속형이라며, 자폭하도록 설정할 수도 있고 배터리 수명이 끝나면 비활성화되기 때문에 민간인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지뢰는 2주 안에 폭발하지 않으면 비활성화된다”고 말했다.
이는 2022년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는 대인지뢰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선언한 바이든이 입장을 뒤집은 것에 대한 인권 단체들의 반발을 의식한 설명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도 대인지뢰를 만들고 있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에서 지뢰를 사용하고 있다며 이번 결정의 파장을 줄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쪽에서 민간인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인지뢰를 쓰겠다는 약속도 받았다고 했다.
라오스를 방문 중인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러시아군은 이제 기계화 부대가 선두에 서지 않고 보병이 기계화 부대의 진격로를 개척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전했다. 그는 따라서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 진격 속도를 늦추려면 대인지뢰 사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밀러 대변인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가 4월에 미국에서 빌린 돈의 반인 46억5천만달러를 탕감해줄 것을 의회에 제안했다며, 의회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초당적으로 협력하기 때문에 동의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워싱턴/이본영 특파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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