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추진…‘특화 콘텐츠’ 기획·공급
그룹 첫 90년생 대표…세대 교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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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이 창립 이래 처음으로 30대 임원을 대표직에 앉혔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하고잡이' 인사 철학이 더욱 확고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이번 인사는 젊은 인재를 전면 배치해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 미래 성장과 변화를 선제적으로 준비하겠다는 이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이재현의 '믿을맨'
CJ그룹은 최근 2025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방준식 CJ 포디플렉스(4DPLEX) 경영리더를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콘텐츠 경쟁력을 기반으로 극장 사업의 혁신과 글로벌 사업 확대를 주도하기 위해서다. CJ CGV의 자회사인 포디플렉스는 모션체어와 환경효과가 설치된 4DX와 세 개의 벽면을 스크린으로 활용한 스크린X 등을 운영 중이다.
신임 방 대표가 유통업계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젊은 나이와 초고속 승진 때문이다. 방 대표는 1990년생으로 올해 34세다. 이 회장의 장남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과 동갑내기다. CJ그룹 오너 일가보다 최고경영자(CEO)에 먼저 이름을 올린 셈이다. 재계에서도 전문경영인 출신 가운데 최초다.
대만 쇼타임 극장 스크린X관 입구./사진=CGV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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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방 대표는 '최연소 CEO' 타이틀을 따냈다. 2년 만의 변화다. 그동안 최연소 타이틀은 이선정 CJ올리브영 대표가 보유하고 있었다. 1977년생인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10월 내부승진을 통해 올리브영을 이끌어갈 리더로 선임됐다.
방 대표가 임원에서 수장 자리에 오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앞서 방 대표는 지난 2월 CGV 경영리더로 발탁됐다. 2018년 포디플렉스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후 6년 만이었다. 당시에도 국내 주요 대기업이 오너가를 제외하고 1990년대생 임원을 배출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리더십과 성과
올해 CJ그룹의 임원인사는 이 회장의 철저한 '성과주의 원칙'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장은 줄곧 역량과 의지만 있다면 나이, 연차, 직급과 관계없이 누구나 리더가 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뜻을 피력해왔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방 대표는 대표직에 오를 자격이 충분하다는 게 그룹 안팎의 중론이다. 방 대표는 지난해 글로벌에서 4DX, 스크린X 등 포디플렉스의 보유 기술 수출에 박차를 가했다. 전 세계적으로 CGV 특별 상영관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이에 따라 지난해 포디플렉스 매출은 전년 대비 14.5% 증가한 124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68억원에서 151억원으로 122.1%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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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노력은 올해도 이어졌다. 방 대표는 지난 2월 콘텐츠본부장으로 재임하며 스크린X 기술을 적용한 CGV 특화 콘텐츠를 다수 기획해 해외 시장에 공급했다. 글로벌 지식재산권(IP) 대작 기저효과와 블록버스터 콘텐츠 부족에 따른 실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사업 다변화를 꾀한 것으로 해석된다.
방 대표는 이에 그치지 않고 연내 스크린X 콘텐츠 라인업과 K팝 아티스트 협업을 통한 오리지널 콘텐츠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더불어 스크린X 고도화, 기술 진화 등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파격'이 '트렌드'로
업계에서는 CJ그룹이 이번 파격 인사를 시작으로 향후 젊은 리더 발탁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 회장은 오는 2025년을 목표로 한 중기전략 키워드 중 하나로 '최고 인재 확보'를 제시한 바 있다.
이는 그룹 핵심 가치인 '온리원(ONLY ONE)' 정신과도 맞닿아있다. 온리원 정신은 최초와 최고, 차별화를 추구하는 CJ그룹이 최우선으로 지향하는 가치다. 이를 바탕으로 CJ그룹은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시스템, 사업을 지속 창출해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CJ CGV의 기술 특별관인 '울트라 포디엑스(ULTRA 4DX)'./사진=CGV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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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일각에선 CJ그룹의 이번 파격 인사가 유통업계 전반에 또 한 번의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킬 모멘텀이 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트렌드에 발 빠르게 반응해야 하는 분야인 만큼 젊은 감각이 회사를 성장시키는 데 유리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바늘구멍 뚫기 수준의 희박한 승진 확률로 어느 순간부터 승진 기피 현상이 점차 심화하면서 치열한 경쟁에 굳이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식이 팽배하다"며 "다만 CJ의 이번 인사는 젊은 세대에게 열심히 하면 된다는 하나의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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