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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한국 의회는 AI 기본법 뒷전, 美는 초당적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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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KBS 청문회로 법안 심사 연기

美, AI용 ‘맨해튼 프로젝트’ 추진

AI(인공지능)기본법이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AI기본법은 지난 21대 국회 막판에 여야가 합의했다가 폐기됐던 법안이다. 22대 국회에서 관련 법안들이 재발의됐는데 지난 9월 과방위 법안소위 심사를 거친 뒤 처리가 멈춰 있다.

이런 가운데 과방위는 20일 KBS 박장범 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3일째 열었다. 지난 18일 시작된 이 청문회는 19일에 끝날 예정이었지만 야당 단독으로 일정을 더 늘렸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0일 “민주당의 고집으로 AI기본법 등 법안 심사뿐만 아니라 예산안 심사 일정까지 지체됐다”고 했다.

AI기본법은 AI의 법적 정의부터 산업 육성과 규제 방향의 뼈대를 담는 법안이다. 챗GPT 등장 이후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커진 글로벌 AI 시대를 맞이해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뒷받침해줄 핵심 민생법안으로 꼽힌다. AI기본법으로 AI 학습데이터 범위와 AI 서비스의 책임소재, 저작권 문제 등의 기준을 설정해 기업들의 사업화 방향을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과 달리 미국은 연방 정부에 이어 의회까지 AI를 핵무기 같은 전략 자산으로 삼고 지원에 나서고 있다. 미국 의회의 초당적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는 지난 19일 연례보고서를 통해 맨해튼 AI 개발과 지원을 위한 이니셔티브를 제안했다. 보고서에는 “의회는 범용 인공지능(AGI·인간 이상의 지능을 갖춘 AI)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맨해튼 프로젝트와 같은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자금을 지원하라”는 조언이 담겼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전략무기인 원자폭탄을 개발한 것처럼 AI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USCC는 또한 의회가 국방장관에게 AI 프로젝트를 국가 최우선순위로 지정하도록 지시할 것을 권고했다. USCC 위원인 야코브 헬버그는 로이터에 “우리는 역사를 통해 급속한 기술 변화의 시기를 가장 먼저 이용하는 국가가 세계적 힘의 균형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봤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조 바이든 대통령은 AI에 관한 ‘국가 안보 각서(NSM)’에 서명했다. AI를 국가 차원에서 관리해 기술 발전에 정부 역량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양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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