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워’
이유는 윤수일의 히트곡 중 ‘아름다워’가 일명 ‘한국의 시티 팝’ 중 하나로 재평가돼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기 때문이다. 시티 팝이란 거품 경제 시기 일본에서 유행한 도회적인 팝 장르로, 2010년대 한국에서 열풍에 가까운 인기를 끌며 재발견된 흐름이다. 시티 팝이 유행하자 ‘한국의 시티 팝’을 찾으려는 흐름도 생겼다. 최대 수혜자는 김현철이었다. 도시적 재즈와 멜로 팝이 공존했던 김현철의 음악은 시티 팝의 정의에 정확히 부합했고, 후배들의 반응이 뜨거워지자 직접 나서 시티 팝풍 새 앨범을 발표하기도 했다.
윤수일의 ‘아름다워’ 역시 재발굴됐다. 부드러운 펑크풍 그루브에 당시로선 앞선 시도였던 전자음까지 사용하는 등 시티 팝의 문법과 일치할뿐더러 동시대 가요들에 비해 도회적 세련미가 있어 한국의 시티 팝으로 거론됐다. 비록 차트에서 역주행할 만큼 인기를 얻은 것은 아니었지만 우리의 보석을 재발견하는 재미에 들뜬 새로운 청중은 생각보다 많았다. DMZ 피스트레인 무대에서 ‘아름다워’는 떼창을 이끌어냈다.
그런 윤수일이 또다시 젊은 층 사이에서 화제다. 블랙 핑크 출신 로제가 발표한 ‘Apt.’가 미국에서 8위, 영국에서 2위에 오를 정도로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리메이크이거나 부분 인용된 샘플링도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곧장 윤수일이 떠올랐는지 두 노래를 섞은 영상을 만들어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윤수일을 떠올리는 흐름이 활발하자 언론들도 뒤따랐다. 로제의 ‘Apt.’를 들어봤는지, 감상은 어땠는지를 묻는 인터뷰를 숱하게 당하는 중이다.
윤수일은 내년 초를 목표로 새로운 앨범을 준비 중이라고 한다. 10월 말 인터뷰 당시 95% 완성되었고 사운드를 다듬는 후반 작업 중이라고 한다. ‘아름다워’에 이어 ‘아파트’로 또다시 상기된 영화 같은 스토리가 배경에 있는 만큼 단순히 옛 베테랑의 새 앨범 정도로 넘어가지 않을 것 같다. 내년 상반기 화제작 중 하나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조용필, 이문세 등이 새 앨범을 발표해 ‘형님’들의 컴백이 주목받는 맥락까지 더해져 최적 타이밍이다. 어떤 음악을 들고나와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기대된다. 참고로, ‘아파트2′는 만들지 않을 것이라 한다.
유튜브 영상 | 아파트 - 윤수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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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화 음악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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