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단 동체 기술적 문제로 바다에
우주선은 지구 궤도 65분 비행
머스크 “곧 2단 동체 회수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9일(현지시간) 스페이스X 스타십의 시험 발사를 지켜보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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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의 초대형 발사체인 ‘스타십’이 6차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1시간5분에 걸친 이륙과 지구 궤도 비행, 착수는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지난달 5차 시험발사 때 처음 선보인 ‘젓가락 팔’을 이용한 스타십 1단 동체 회수는 기술적인 이유로 재현되지 못했다. 이번 시험발사는 일론 머스크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와 친분이 부쩍 두터워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직접 참관한 가운데 이뤄졌다.
스페이스X는 19일 오후 4시(한국시간 20일 오전 7시) 미국 텍사스주 스타베이스 발사장에서 자신들이 개발한 스타십의 6차 시험발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스타십은 전체 길이가 121m로, 인류 최대 발사체다. 1단 동체인 ‘슈퍼헤비’(71m)와 2단 동체인 ‘스타십 우주선’(50m)으로 구성됐다. 스타십의 용도는 화성을 오가는 ‘우주 버스’다. 최대 100명이 탈 수 있다.
이번 6차 시험발사에 사람은 탑승하지 않았다. 다만 스페이스X는 동체 내부에 바나나 1개를 줄로 매달아 무중력 상태를 시각적으로 확인하기 위한 지표로 활용했다.
6차 시험발사의 가장 큰 목적은 지난달 13일 5차 시험발사 때처럼 발사대에 장착된 ‘젓가락 팔’을 구동하는 것이었다. 당시 젓가락 팔은 발사 7분 만에 지상으로 후진하듯 귀환하는 슈퍼헤비를 발사대에서 낚아챘다. 발사대에서 로켓을 회수하면 바다 위 바지선에서 회수해 지상으로 수송하는 것보다 비용이 덜 들어간다.
그런데 이번 6차 시험발사에서는 젓가락 팔을 쓸 기회가 아예 없었다. 임무를 마친 슈퍼헤비가 발사대를 향하던 도중 비행 데이터 등에서 젓가락 팔에 안착하기 어려운 기술적인 문제가 확인된 것이다. 스페이스X는 이와 관련해 자세한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다. 스페이스X는 슈퍼헤비를 발사장 인근 멕시코만 바다에 수직 자세를 유지한 채 천천히 빠뜨리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고, 이 같은 기동은 발사 약 7분 만에 완료됐다.
이날 스타십 시험발사 현장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방문해 머스크와 함께 발사 과정을 지켜봤다.
현지 언론은 머스크를 가리켜 트럼프 당선인의 ‘퍼스트 버디’(가장 각별한 친구)라고 부르고 있다. 지난주 트럼프 당선인은 연방정부 규제를 축소하고 예산을 감축하기 위한 ‘정부효율부’ 수장으로 머스크를 지명했다. 머스크는 차기 정부 요직 인선에도 목소리를 내고 있고, 트럼프 자택에서 보내는 시간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6차 시험발사는 슈퍼헤비와 분리돼 지구 궤도를 비행한 스타십 우주선이 발사 1시간5분 만에 인도양으로 착수하면서 종료됐다. 스페이스X는 스타십 우주선이 지구 궤도를 도는 도중 엔진을 껐다가 켜는 ‘재점화’를 처음 실시했다고 밝혔다. 재점화 기능이 있으면 우주선 궤도를 조정하거나 행선지를 변경하는 일 등이 가능하다.
머스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X(옛 트위터)에 “한 번 더 스타십 우주선을 바다에 착수시킬 예정”이라며 “이 절차가 잘 끝나면 다음에는 스타십 우주선을 발사대에서 붙잡는 시도를 할 것”이라고 적었다. 1단 동체인 슈퍼헤비뿐만 아니라 2단 동체인 스타십 우주선도 젓가락 팔로 회수할 계획을 밝힌 것이어서 향후 로켓 재사용 기술을 고도화하려는 스페이스X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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