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관할 해저케이블 관문
충남 태안의 ‘육양국’ 가보니
박홍태 데이콤크로싱 CLS운영팀장이 충남 태안 육양국 통제실 내 통합관제시스템을 가리키며 시설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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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케이블∼땅 위 통신망 연결시설유튜브·금융·군사통신 등 서비스한·중·일 등 6개국 연결 ‘서해 유일’공항·발전소와 같이 보안도 깐깐
신두리 사구로 유명한 충남 태안군 원북면에는 알고 보면 국가중요시설 ‘나’급인 국제통신 관문이 있다. 지난 15일 오전 바닷물이 물러난 갯벌을 끼고 한적한 시골길로 들어서자 촘촘한 철조망으로 둘러싸인 상자형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일본·중국 등 아시아 6개국을 잇는 총길이 1만9800㎞의 EAC(East Asia Crossing) 해저케이블 ‘육양국(陸揚局)’이다. ‘육지로 올린다’는 이름대로 육양국은 바다 밑 광케이블을 땅 위 통신망과 연결하는 통신국사다.
LG유플러스 자회사 데이콤크로싱이 운영하는 EAC 케이블은 2002년 개통됐는데, 일본과 중국·홍콩 방면을 고리처럼 잇고 있다. 전 세계 500개가 넘는 해저케이블 중 한국으로 연결된 것은 11개로, 그중 EAC는 유일하게 서해안으로 들어온다. 박홍태 데이콤크로싱 CLS운영팀장은 “국제통신이라고 하면 위성을 떠올리기 쉽지만, 국제 트래픽 99%는 해저케이블을 통해 서비스된다”며 “위성과 달리 광케이블은 신호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전송 지연 시간이 짧은 데다 용량도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해저케이블로 오가는 데이터는 유튜브·넷플릭스 같은 일반 인터넷뿐만 아니라 금융거래, 군사통신 등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있다.
제일 굵은 더블아머드 케이블이라고 해봤자 지름이 60㎜ 정도다. 송수신 데이터 용량 합계가 2만4220Gbps(초당 기가비트)에 달한다. 4K 초고화질 동영상 12만여편을 동시에 주고받는 규모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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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으로 연결된 나머지 국제 해저케이블은 부산·거제로 들어오는데 그중 7개를 KT가 운영하고 있다. 다만 데이콤크로싱은 주주사인 호주 통신사 텔스트라가 소유한 부산의 C2C·RNAL 케이블을 연동해 비상상황에도 상호보완적 운영이 가능하다.
통신망에서 이러한 이중화는 필수적이다. LG유플러스는 올해 파리 올림픽 방송 중계를 단독으로 맡았는데, 해저케이블에 장애가 발생했음에도 사고 없이 중계를 마칠 수 있었다.
지난 7월 LG유플러스는 지능형 폐쇄회로(CC)TV, 실시간 원격 관제, 진동 센서, 통합관제 모니터링 등 차세대 관제 솔루션을 도입해 수작업으로 하던 업무들을 디지털로 전환했다.
통제실 벽을 가득 채운 화면에 회로도처럼 그려진 시설 현황, CCTV 화면이 띄워져 있었다. 케이블에 이상이 생기면 알람이 뜨고, 싱가포르에 있는 관제센터를 통해 조치를 취하게 된다. 최근에는 안보 차원에서 해저케이블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맞물려 물리적 공격, 도청 등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아산정책연구원이 펴낸 이슈브리프에선 “분단으로 실질적 섬이 되어버린 한국의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해저케이블망이 국제통신에 끼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라면서 “해저케이블을 통해 매일 약 10조달러의 금융 송금이 이뤄지며, 클라우드 서비스 및 5G 네트워크 확산으로 광대역폭 수요는 2년마다 2배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붐은 이러한 추세를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노숙원 데이콤크로싱 대표는 “안정적인 국제회선 서비스를 통해 한국이 아시아 데이터 허브 위치를 강화하는 데 역할을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배문규 기자 sobbel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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