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 시달린 이탈리아 시골 마을
“접수 문의 3만8000건, 대부분 미국인”
이탈리아 세르데냐섬 올롤라이시 풍경. /LIVE IN OLLOLAI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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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한 시골 마을이 대선 결과에 실망한 미국인들을 상대로 파격적인 이민 조건을 제안하고 나섰다. 단돈 1유로(약 1500원)에 집을 제공하며 생활 속 다양한 편의를 보장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19일(현지시각)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세르데냐섬 올롤라이시(市)는 최근 미국인들을 겨냥한 이주 홍보 웹사이트를 열었다. 접속하자마자 보이는 화면에는 “국제정치에 지쳤나요? 새로운 기회가 보장되면서도 균형 잡힌 삶을 찾고 있나요? 이제 세르데냐 천국에서 유럽으로의 탈출을 시작할 때입니다”라고 적혀있다.
또 “다양한 부동산을 발견할 수 있다”며 최소 1유로로 머물 집을 구할 수 있다는 홍보 문구가 쓰여있고, 방문·계약 등 필요한 행정절차에 적극적인 도움을 제공하겠다는 안내도 하고 있다.
프란체스코 콜룸부 올롤라이 시장은 “명시적으로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이름을 언급할 순 없지만 많은 미국인이 나라를 떠나고 싶어 하는 이유가 ‘그 사람’이라는 걸 다들 알고 있다”며 “미국 대선 이후 이주 수요에 부응하기 위해 웹사이트를 열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으로 좌절한 일부 미국인들이 주 고객층으로 삼겠다는 의미다.
이탈리아 세르데냐섬 올롤라이시의 이주 홍보 문구. /LIVE IN OLLOLAI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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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다른 나라 사람들의 신청을 금지할 수는 없지만, 미국인은 더 빠른 절차를 밟게 될 것”이라며 “미국인들이 마을을 되살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접수된 주택 관련 문의는 3만8000건에 이르며 이 중 대부분이 미국에서 들어온 것이라고 주장했다.
올롤라이시의 이런 결정은 심각한 인구 감소 때문이다. 마을에 거주하던 주민 수는 한때 2250명 정도였으나 도시로의 인구 유출과 출산율 저하 등으로 현재는 절반 수준인 1150명까지 줄어든 상태다. 이에 당국은 2018년 빈 민가를 활용해 최소 1유로로 이주할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 정책은 이른바 ‘1유로 하우스’로 불리며 지방 소멸에 대응하는 지방정부 노력 중 한 사례로 소개돼 왔다. 다만 집 크기나 상태에 따라 실제 가격은 천차만별이다. 가구까지 모두 갖춰 즉시 입주가 가능한 경우 최대 10만 유로(약 1억4700만원)까지 올라간다. 프로그램 시행 이후 1유로에 집이 팔린 사례는 10건뿐 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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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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