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박근혜 정부 때인 2016년 주한 미군에 배치하기로 결정됐다. 하지만 중국은 사드 레이더가 자국 미사일 탐지에 사용될 수 있다며 반발했다. 사드 반대 시민 단체도 ‘사드 레이더 전자파가 인체에 유해하다’며 경북 성주 사드 기지 앞에서 시위·농성을 벌였다. 그러자 문 정부는 6개월 안에 끝나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1년 이상 걸리는 일반 환경영향평가로 바꾸고 이를 위한 평가협의회도 구성하지 않았다.
한미 군 당국은 2020년 5월 시민 단체와 충돌을 피하기 위해 비밀리에 장비 수송 작전을 폈다. 하지만 청와대 관계자가 이를 시민 단체에 미리 알려줘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2019년 12월 국가안보실 회의에선 “중국 반발로 문 전 대통령 방중에 영향이 불가피하니 환경평가협의회 구성은 곤란하다”고 결론지었다. 실무진 반대에도 중국 무관에게 사드 작전 일정과 내용까지 브리핑했다. 세계 어느 나라가 자신을 지킬 무기 체계에 대한 정보를 시민 단체에 흘리고 주변국에 알려주나.
문 정부는 사드 관련 ‘3불(不) 1한(限)’까지 사실상 중국에 약속했다.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 방어 체계(MD) 참여와 한·미·일 군사동맹을 하지 않고 사드 운영에도 제한을 둔다’는 내용이었다. 이런 식으로 군사 주권을 중국에 넘긴 것은 전무후무할 일이다.
문 정부는 사드 전자파를 수십 차례 측정해 인체에 무해하다는 것을 확인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 사드 반대 선동에 힘이 빠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기지 내 한미 장병들은 제대로 된 숙소·화장실도 없이 컨테이너에서 생활했다. 사드 정식 배치는 문 정부 5년 내내 미뤄졌다. 이에 미국은 사드 철수까지 검토했다. 우리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배치된 방어 무기를 중국 눈치 보느라 스스로 무력화시킨 것이다. 문재인 청와대의 안보 자해 행태의 전모가 밝혀져야 한다. 지금까지 드러난 것은 일부일 가능성이 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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