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국내 입국한 국제 범죄조직 범죄자 2명 미국으로 인도

#. 러시아인 A씨는 범죄조직의 총책으로 2020년~2024년 조직원들과 함께 다수의 미국 기업 등 네트워크에 침입해 랜섬웨어 프로그램으로 데이터를 암호화했다. 해제 대가로 미화 약 1600만달러(약 223억원) 이상의 비트코인을 갈취했다.

#. 베트남인 B씨는 자금세탁 범죄조직의 핵심 관리자로 2020년~2024년 조직원들과 함께 미국 당국을 기망해 수령한 실업급여 등 범죄수익 약 6700만달러(약 993억원)를 미국에 있는 미디어그룹(페이퍼컴퍼니로 추정) 명의 계좌에 구독료 명목으로 송금해 범죄수익을 인도했다.

법무부는 미국 사법당국에서 수사 중인 A, B씨를 검거해 범죄인 인도 절차를 통해 이달 미국으로 송환했다고 19일 밝혔다.

법무부는 지난 5월 미국 법무부로부터 위 범죄인들에 대한 긴급인도 구속 청구를 각각 접수했다. 사건의 중대성을 고려해 신속하게 사건을 검토하고 서울고검에 A, B씨에 대한 긴급인도구속을 명령했다.

한·미 범죄인 인도조약에 따르면 긴급인도구속은 일정기간 내 청구국으로부터 정식 범죄인 인도 청구가 접수될 것을 전제로 신속하게 피청구국이 범죄인의 신병을 확보하는 제도다. 청구국이 긴급인도구속을 청구하면 피청구인이 실행한다. 구속일로부터 2개월 내 청구국이 정식 범죄인 인도 청구를 하면 피청구국이 범죄인 인도 절차에 회부하거나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

법무부와 서울고검은 법원으로부터 범죄인들에 대한 긴급인도 구속영장을 발부받아 범죄인의 소재를 추적하던 중 지난 5월15일 아랍에미리트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A씨와 지난 6월5일 인천공항을 통해 베트남으로 출국하는 B씨를 각각 검거하고 범죄인들이 소지하는 휴대폰 등 증거물을 압수했다.

범죄인들을 구속한 후 법무부는 미국 법무부와 실시간으로 소통해 미국 측의 정식 범죄인 인도 청구를 검토했고, 서울고검과 협력해 범죄인 인도 재판에 임한 결과 서울고법은 지난 9월 두 사람에 대한 인도 허가 결정을 각각 내렸다.

두 사건이 다수의 가담자가 있는 초국가적 범죄라는 점을 고려해 법무부는 미국 당국과 협의를 거쳐 쳐추가 형사사법공조 절차를 진행했다. 한국에 있는 공범의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범행에 사용된 휴대폰, 노트북 등 증거를 확보하고 이를 미국에 제공했다.

법무부장관은 조약과 양국의 법체계, 법원의 결정 등을 면밀히 검토해 범죄인들을 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씨는 지난 1일, B씨는 15일에 각각 미국으로 송환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랜섬웨어 사이버범죄, 자금세탁범죄 등 초국가적 범죄를 척결하기 위한 대한민국 정부의 강한 의지를 국제 사회에 알린 사례"라며 "앞으로도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하고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해 사법정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박다영 기자 allzer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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