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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파격 인선에 워싱턴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트럼프는 집권 2기 행정부를 충성파로 채워 '트럼프 왕국'으로 만들 태세다. 문제는 파격이 아니라 부적격에 있다. 법무장관엔 변호사 2년 경력에 미성년자 성매수 의혹을 받는 맷 게이츠가, 국방장관엔 국방 정책 경험이 전무한 극우 뉴스 진행자 피트 헤그세스가, 보건장관엔 백신 음모론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가 지명됐다.
트럼프는 정치권과 언론의 비판엔 귀를 닫았다. 정치권과 언론이 중시하는 전통과 관행을 따르다가 미국 정부가 비효율적 관료주의로 빠져들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기득권 세력과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관료주의를 제거하고 정부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며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이를 위해선 속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할 충성파 내각이 필수라고 본다. 선거 승리는 그의 믿음에 날개를 달아줬다. 그는 대선 승리를 "국민들이 원했던 상식"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정치적 실험이 어떻게 전개될지 지켜보는 일은 중요하다. 물론 그가 추진하는 변화가 미국 정치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존의 낡은 시스템을 혁신하는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변화와 혁신을 내세워 견제와 균형에 뿌리를 둔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순 없다.
트럼프의 부적격 충성파 인사로 채워질 정부 각 부처는 전문적인 기능이 약화하면서 대통령에 권한을 몰아줄 위험이 크다. 트럼프는 또 상원의 행정부 고위직 인사 비준을 거치지 않고, 상하원 예산안에 거부권을 발동할 수 있다며 입법부인 의회 견제를 무력화하겠단 의지도 숨기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임기 첫날만 독재자가 되겠다고 약속했지만 임기 전부터 독재자 행보를 시작했다(톰 대슐 전 민주당 상원의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트럼프가 권력 집중을 가속하고 민주주의 제도와 절차를 약화한다면 이는 단기적인 정치적 성과를 넘어 미국 정치 시스템의 미래를 위협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트럼프가 거대한 수류탄을 워싱턴 한복판에 던지며 미국 정치 시스템을 무너뜨리기 위한 새로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는 뉴욕타임스(NYT)의 평가가 과장으로 들리지 않는다. 그 어느 해보다 극우 바람이 거센 2024년, 전 세계 정치계가 미국 정치의 방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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