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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8 (월)

"일감은 밀려드는데 노동자가 부족하다"…조선소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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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노동력 '로봇'으로 메우는 국내 조선소



[앵커]

최근 업황이 개선된 데다 트럼프 수혜업종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국내 조선업계는 전례없이 들썩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선 또 다른 고충이 있다고 합니다.

밀려드는 일감에도 일할 사람이 없다는 건데, 그 현장을 정해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른 아침, 통근버스에서 내린 노동자들이 줄지어 출근하는 이곳은 목포 HD현대삼호 조선소입니다.

조선소 곳곳에서 배를 블록 단위로 나눠 제작하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완성된 블록을 도크에서 이어 붙이며 배를 완성합니다.

각 도크마다 빈자리 없이 작업 중인 선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쪽 유조선은 내년 상반기에 완성될 예정이고 반대편 LNG선은 지금 마무리 작업 중입니다.

오랜 기간 침체를 겪은 우리 조선업은 최근 슈퍼사이클에 올라탔단 말이 나올 정도로 업황이 개선됐습니다.

이곳 역시 앞으로 3년 치 일감이 쌓여있습니다.

특히 '화석연료 전도사'를 자처한 트럼프가 집권하면서 LNG 등을 운반하는 선박 수주가 늘 거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많은 일감을 감당할 인력이 없단 겁니다.

[정관식/HD현대삼호 용접 노동자 : 계속 피로가 누적돼요. 사람은 없고 기존에 있는 사람 가지고 어떻게든 이 공기를 맞춰내야 하고. 한국 사람 어디서 데리고 올 데가 없어요.]

2년 전부터 외국인 노동자를 많이 뽑은 이유이기도 합니다.

어느새 3600명까지 늘어났는데, 조선소 곳곳에선 여러 나라 국기와 언어가 눈에 띌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들을 숙련 기술이 필요한 용접 등에 투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정관식/HD현대삼호 용접 노동자 : 한 3년 정도 하면 그래도 이제 기본적인 용접은 합니다. (그때는) 이 친구들 이제 자기 나라 가야 해.]

결국 꺼내든 대안은 로봇입니다.

[류상훈/HD현대삼호 자동화혁신센터 상무 : 일단 사람이 없습니다. 용접 잘하시는 분들은 나이가 또 드셨고요. 젊은 친구들이 안 오고요. 이제 대안이 없어서. 이 로봇으로 기계화 안 하고는 중국 등 다른 조선소와 비교해 우리가 경쟁력을 못 가집니다.]

공장 안으로 들어가 보니 이미 로봇 6대가 홀로 용접을 하는 상황.

노동자 1명은 용접할 철판 길이 등을 입력한 뒤 지켜봅니다.

[류상훈/HD현대삼호 자동화혁신센터 상무 : 사람이 하면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률적으로 나올 수 없습니다. 로봇은 항상 같은 조건으로 용접하기 때문에 하루에 100가지 용접하더라도 품질은 거의 같아요.]

오후 5시, 외국인 노동자들도 퇴근하고 이제 조선소에 남은 건 24시간 일하는 로봇입니다.

국내 대표 노동집약적 제조업인 조선업이 사람에 의존하지 않는 방향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정상원 / 영상편집 유형도]

정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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