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부림 사건으로 8명이 사망한 중국 장쑤성 이싱시 우시공예직업기술학원 앞에 17일 주민들이 몰려 있다. 이싱/AP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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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다수 사망자가 발생하는 ‘묻지마 폭력’ 사건이 일주일 새 두 차례 발생했다. 안전을 강조하는 강력한 통제 사회인 중국에서 보기 드문 일이다.
지난 16일 오후 장쑤성 이싱의 우시공예직업기술학원에서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8명이 숨지고 17명이 다쳤다. 이싱시 공안국은 이 학교에 다녔던 쉬(21)가 열악한 노동 환경과 낮은 실습 보수 등에 불만을 품고 범행했다고 밝혔다.
중국 매체들은 쉬가 범행 전 온라인에 유서를 올려 실습 과정에서의 임금 체불과 장시간 노동, 열악한 작업 환경 등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전했다. 쉬가 학교에서 졸업장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해서도 불만을 품었다고 한다. 쉬는 유서에서 “나의 죽음으로 노동법의 진보가 있기를 희망한다”며 “나는 내 치욕을 철저히 씻을 것이다. 나는 이 일을 폭로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이 있기 닷새 전인 지난 11일 광둥성 주하이에서는 60대 남성이 차를 몰고 체육센터로 돌진해 35명이 사망하고 43명이 부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저녁 시간에 차를 몰고 트랙에 들어가 조깅·산책 등을 하는 주민을 무차별적으로 들이받았다. 공안 당국은 이혼 과정에서 재산 분할에 대한 불만이 범행 동기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을 포함해 중국에서 올해 언론 매체 등을 통해 보도된 ‘묻지마 폭력’ 사건이 최소 여섯 건 발생했다. 14억 인구를 감안하면 많지 않을 수 있지만, 이전의 중국을 생각하면 흔하지 않은 일이다.
소셜미디어 등에서는 경제 성장의 둔화와 함께 사회적 압력이 높아지고, 이런 압력이 저소득층이나 청년·노년층 등 사회 취약 계층들 사이에서 터져 나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취웨이궈 푸단대 교수는 소셜미디어 웨이보에 “정신 건강에 문제가 있는 많은 불우한 용의자들이 자신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고 다른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사회적 안전망과 심리상담 메커니즘을 구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권력 남용을 감시하고 불만을 표출할 수 있는 공개 채널을 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글은 지난 17일 검열관에 의해 삭제됐다.
중국 당국은 사회 통제망을 더욱 강화할 조짐이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12일 주하이의 차량 돌진 사건 발생 직후 “위험 원인의 예방·통제를 강화하고, 갈등과 분쟁을 적시에 해결하고, 극단적 사례의 발생을 엄중히 차단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베이징/최현준 특파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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