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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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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단죄… 의원 4년 다 누린 뒤에야 의원직 상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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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미향, 대법원서 유죄 확정

조선일보

그래픽=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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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후원금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윤미향 전 국회의원이 14일 대법원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았다. 검찰이 기소한 지 4년 2개월 만이다.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판결이지만, 재판이 지나치게 늦어지면서 윤 전 의원은 지난 5월 임기 4년을 모두 마쳤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이날 업무상 횡령, 사기, 배임 등 8개 혐의로 기소된 윤 전 의원에 대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심의 유죄 판단에 사기죄, 횡령죄, 보조금법·기부금품법 위반죄와 관련해 법리를 오해하고 판단을 누락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윤 전 의원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으로 위안부 피해자 지원 활동을 한 이력을 내세워 2020년 4월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민주당의 위성정당)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그런데 그해 5월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가 기자회견을 열고 윤 전 의원에 대해 “30년 동안 할머니들을 이용해 먹었다”며 후원금 횡령 의혹을 제기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그는 의원 임기 시작 전날 “사과한다”면서도 의혹에 대해선 부인했고, 의정 활동을 시작했다.

조선일보

그래픽=김성규


검찰은 의혹 제기 4개월 만인 2020년 9월 윤 전 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정의연 후원금 1억37만원 횡령, 기부금 42억원 불법 모금, 보조금 3억6750만원 불법 수령 등 혐의가 적용됐다. 윤 전 의원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추가로 제기돼 2021년 6월 민주당에서 출당 조치됐다.

같은 해 8월 윤 전 의원의 유무죄를 가리는 1심 정식 재판이 처음 열렸다. 재판 초기 윤 전 의원 측이 ‘수사 기록이 방대해 열람에 시간이 걸린다’며 기일 변경 및 연기를 요청해 두 달간 재판 준비 절차가 시작되지 않았다. 이 사건을 맡은 부장판사가 숨지는 일도 있었다. 윤 전 의원 측이 증거 채택을 놓고 계속 문제를 삼아 재판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준비 기일만 6차례 진행되면서 기소 후 11개월 만에 첫 정식 재판이 열린 것이다.

1심 판결은 작년 2월에야 나왔다. 1700만원 횡령만 유죄로 인정해 벌금 1500만원을 선고했다. 기소된 지 2년 5개월 만이었다.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심 선고 후 “검찰이 윤 전 의원을 악마로 만들었다. 의심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하지만 2심은 작년 9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유죄로 판단한 정의연 자금 횡령액이 1700만원에서 8000만원으로 늘었다. 요가 강사비로 사용한 42만원 등이 1심과 달리 횡령죄로 인정된 것이다. 또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의 조의금 1억3000만원을 개인 명의로 불법으로 모금한 혐의, 인건비를 허위로 계산해 여성가족부 등에서 국고 보조금 6520만원을 부정 수령한 혐의가 1심과 달리 유죄로 인정되며 형량이 늘었다. 특히 2심은 불법 모금된 김 할머니 조의금 대부분은 시민 단체 활동가 자녀에 대한 장학금 수여 등 위안부 피해자 지원과는 무관하게 사용됐다고 인정했다.

다만, 치매 상태인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를 속여 상금 중 7920만원을 기부하게 한 혐의(준사기), 안성 쉼터를 고가에 매입해 정의연에 손해를 입혔다는 혐의(배임), 안성 쉼터를 숙박 시설로 불법 운영한 혐의(공중위생법 위반)는 1심과 같이 2심에서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윤 전 의원과 검찰 모두 불복해 상고했다.

대법원에서도 윤 전 의원 사건은 1년 2개월간 진행됐다. 대법원의 사건 배당 착오로 담당 재판부가 변경되고, 이후 주심을 맡았던 천대엽 대법관이 올해 초 법원행정처장으로 부임해 주심이 교체되면서 심리가 늦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법조인은 “윤 전 의원이 국회의원이 되기 전 벌어진 일인데도 재판이 늦어지면서 임기를 모두 마쳤다”며 “법원의 늑장 재판으로 정의를 바로 세우지 못한 셈”이라고 했다.

윤 전 의원은 이날 “2심을 문제없다고 인정한 대법원 판결은 부당하다. 정의연 활동 과정에서 사익을 추구하거나 이를 위해 공모하지 않았다”며 “저는 무죄”라고 반발했다.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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