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들 “로제 아파트 생각났다”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국어영역 중 10∼13번 지문 일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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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대학수학능력시험에는 ‘인공지능(AI)’이 다양한 영역에 소재로 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사회적으로 높아지는 AI에 대한 관심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국어영역 공통 과목인 ‘독서’에서는 10~13번 지문으로 ‘영상 생성을 위한 인공지능(AI) 확산 모델’이 출제됐다. 이 문제에는 ‘노이즈’라는 단어가 40회 이상 등장했다. “노이즈 예측기를 학습시킬 때는 노이즈 생성기에서 만들어 넣어 준 노이즈가 정답에 해당하며 이 노이즈와 예측된 노이즈 사이의 차이가 작아지도록 학습시킨다”처럼 한 문장에 ‘노이즈’가 다섯 번 나온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수험생 커뮤니티에는 “‘아파트’를 반복해 부르는 아이돌 가수 로제의 (최신곡) 아파트가 생각난다”는 글이 올라왔다.
사회탐구 선택 과목 ‘생활과 윤리’에도 AI가 소재로 등장했다.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일자리를 축소시키기 때문에 법으로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묻는 내용이었다.
‘정치와 법’ 과목에는 최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딥 페이크(AI로 만든 진짜 같은 가짜 콘텐츠)’가 출제됐다. 한 국가에서 허위 영상물의 제작과 유포 등이 사회문제로 등장하자 처벌할 수 있는 법을 제정하는 일련의 과정을 보여주고 관련 질문을 던지는 내용이다.
또 다른 선택 과목 ‘사회·문화’에서는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일반인 데이트 프로그램 형식을 참고한 듯한 지문이 있어 이색 문항으로 꼽혔다. 예능 프로그램 ‘인연 만들기’의 대본을 소개하면서, 연상·연하 출연진이 나와 자신을 소개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프로그래머, 대학원생, 방송 프로듀서 등이 출연자로 나왔다. ‘한국지리’에선 한 방송사가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에 앞서 제작한 방송용 대본이 지문에 출제됐다.
학생들이 풀기에 까다로운 문제도 있었다. ‘언어와 매체’ 35~36번에선 훈민정음 반포 직후 간행된 ‘용비어천가’와 ‘석보상절’ ‘월인천강지곡’의 표기법을 묻는 문제가 출제됐다. 이어적기와 끊어적기, 사잇소리 표기 등 현대 국어에선 쓰이지 않는 중세 국어 표기가 지문은 물론 선지에도 대거 출몰했다.
수학에선 선택과목 ‘미적분’ 가운데 26~30번이 까다로웠던 문제로 꼽혔다. 특히 합성함수의 미분과 그래프의 개형을 활용해 문제를 풀 수 있는지를 묻는 30번이 어려운 문항으로 지적됐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한번 더 생각해야 하는 문제들로 풀이가 단순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삼각함수 안에 삼각함수가 들어갔기 때문에 새로운 유형”이라며 “삼각함수 자체도 까다로운데 그걸 다시 응용해야 해 더 까다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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