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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6 (금)

“어떻게 담뱃갑에서 뱀이 나오지?”…외래생물 1800마리 밀수한 일당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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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관, 6개월간 외래생물 1800여 마리 밀수 일당 적발
14명 검찰 송치...거북이 30만원에 사 400만원에 팔아
지인 운반책으로 고용해 속옷·담뱃갑 등에 숨겨 밀반입


매일경제

담뱃갑에 숨긴 뱀. <인천공항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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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31일 지방의 한 아쿠아리움. 인천공항세관 직원과 국립생태원 관계자가 큰 바위 모형의 조형물 안으로 들어가자 거대한 비밀 창고가 나왔다. 이 안에는 당국의 허가를 받지 않은 코모도왕도마뱀 2마리가 사육되고 있었다. 세관 직원들은 1~2년간 비밀 사육된 코모도왕도마뱀 2마리를 압수하고, 아쿠아리움 대표를 형사 입건했다. 아쿠아리움 대표는 코모도왕도마뱀을 정상 수입 개체로 위장하기 위해 환경 당국에 수입허가를 신청했다가 증빙서류 위조 사실이 들통 나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지난 5월부터 10월까지 ‘외래생물 밀수 특별단속’을 벌여 도마뱀·거북·전갈 등 1865마리(시가 19억 원 상당)를 밀수한 14명을 관세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세관이 압수한 외래생물 중에는 국제 멸종위기종(CITES 1급)인 코모도왕도마뱀, 에메랄드 트리 보아뱀 등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호가하는 희귀종도 있었다.

인도네시아 코모도섬에 서식하는 코모도왕도마뱀은 전 세계 개체수가 5000마리가 안 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희귀종이다. 국내에 공식 수입된 기록은 없으며, 밀수 적발은 이번이 최초라고 세관은 밝혔다.

세관은 지난 5월 30일 태국에서 입국하는 밀수 운반책을 검거해 관련 수사를 확대하던 중 이 같은 범행을 확인했다.

세관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2022년 7월부터 지난 5월까지 태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입국하면서 해당 외래생물을 운반책 속옷, 컵라면 용기, 담뱃갑 등에 숨겨 수십 회에 걸쳐 밀수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외래생물 밀수입 전력이 있는 주범 2명은 세관 검사를 피하기 위해 공짜 해외여행을 미끼로 주변 지인을 포섭해 운반책으로 이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정상적인 거래가 불가능한 국제 멸종위기 동물을 온라인 카페와 전문 파충류 가게에 판매하면서 막대한 경제적 이득을 취했다.

CITES1급인 버마별거북의 경우 태국에서 30만원에 사들여 국내에서 400만원에 판매, 12배의 차익을 챙겼다.

인천공항세관 관계자는 “국제 멸종위기종 등 외래생물 밀수 행위는 국내 생태계를 교란하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중대한 범죄”라면서 “앞으로도 외래생물의 불법 반입을 국경단계에서 적극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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