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10시, 과천 공수처로 출석 요구
尹 측 “수사보다는 헌재 심판 우선” 주장
그러나 27일 첫 헌재 기일 절차에도 불응
공수처와 경찰 등으로 꾸려진 공조수사본부는 이날 윤 대통령에게 오는 29일 오전 10시 정부과천청사에 있는 공수처에 출석해 조사 받으라는 내용의 3차 출석요구서를 보냈다고 밝혔다.
26일 경기도 과천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모습.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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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조본은 2차 출석 요구 때와 마찬가지로 윤 대통령 관저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실, 부속실에 특급 우편(익일 배송)을 보냈다. 총무비서관실과 부속실에는 전자 공문도 함께 보냈다.
출석요구서에는 내란 우두머리(수괴)와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가 적시됐다.
윤 대통령은 앞서 1차 소환(18일)과 2차 소환(25일) 통보에 응하지 않았다. 전자공문은 열람하지 않았고, 관저에 배달된 우편물은 대통령경호처가 수취 거절, 대통령실로 보낸 우편물은 수취인이 부재하다는 이유로 불명 처리됐다.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 불출석 사유서 등 출석 요구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전하지 않았고, 변호인 선임계도 제출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곧장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절차적 위법성 시비가 나오지 않도록 3차 출석을 요구하는 쪽으로 결론 내렸다.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가운데)등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들이 26일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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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수사기관은 피의자에 대해 세 차례 출석요구를 하며 타당한 이유 없이 조사에 응하지 않을 경우 법원에 체포 영장을 청구한다.
공수처 관계자는 “최대한 절차상 문제가 없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사안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2차 출석 요구에 불응했다고 바로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강제수사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 “아직 방침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일단 3차 출석요구서를 보냈으니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 측은 2차 출석일을 하루 앞둔 지난 24일 “수사기관의 수사보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절차가 우선”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변호인단 구성을 돕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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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변호인단 구성을 돕고 있는 석동현 변호사는 외부와 차단된 조사실에서 검사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인 수사보다는, 공개된 법정에서 양측 의견을 대등하게 제시하는 탄핵심판이 이번 사태를 정확하게 살펴보기에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석 변호사는 “탄핵심판이 다 끝난 다음에 수사하자는 게 아니라, 적어도 초반에 대통령 입장의 개요라도 알려져야 한다. 때가 되면 수사절차에도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6일 이후에 윤 대통령이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현재 수사뿐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과 관련해서도 서류를 받지 않는 등 절차에 임하지 않고 있다. 헌재가 요구한 비상계엄 관련 국무회의 회의록과 포고령 1호와 같은 서류도 제출하지 않았다. 탄핵심판관 관련해 대리인 선임계도 내지 않은 상태다.
그럼에도 헌재는 27일 첫 변론준비기일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첫 준비기일은 오후 2시 헌재 소심판정에서 열리며 수명재판관인 정형식·이미선 재판관이 진행한다. 주심은 정형식 재판관이다. 통상 변론준비기일에는 수명재판관들이 변론에 앞서 사건의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지만, 윤 대통령 측 불출석으로 절차가 공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다시 기일을 잡고 윤 대통령 측 출석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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