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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너 페미야? 에서 안전한 논의의 장 있어야"[금주의 B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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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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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본관 앞이 400여벌의 알록달록한 점퍼들로 뒤덮였다. 지난달 열린 대학 발전계획 수립에 관한 회의에서 남녀공학 전환 논의가 나왔다는 사실이 알려져 학생들이 항의의 의미로 가져다 놓은 것이다.

여자는 대학에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던 시절은 아득히 먼 과거로 사라졌다. 여성의 대학 진학률은 2005년에 남성을 앞지른 이후로 단 한 번도 역전되지 않았다. 그래서 이제는 여자들만 다니는 대학은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1978년 한성여대(한성대)를 시작으로 1990년대 중반까지 성심여대(가톨릭대), 상명여대(상명대), 부산여대(신라대) 등이 남녀공학 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남녀공학 전환을 시도한 덕성여대, 성신여대는 재학생 반발에 부딪혀 실패했다. 동덕여대 남녀공학 철회 요구 서명에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재학생의 30%가량인 2334명이 참여했다. 왜 학생들은 학교의 공학 전환을 원하지 않을까. 답은 가까이 있을지도 모른다. 학생들의 점거를 저지하러 온 한 경찰관이 말했다.

“여러분, 선생님 되시고 나중에 아기 낳고 육아하실 텐데….”

동덕여대 총학생회는 진주 편의점 폭행 사건, 딥페이크 성착취 영상물 유포 사건을 언급하며 공학 반대의 이유를 설명했다.

“여성은 여전히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으며 살아간다. 여성차별이 존재하는 한 우리에게 여자대학은 사회에 만연한 차별과 혐오에서 안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해준다.”

사진·글 한수빈 기자 subinhan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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