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연맹·이슬람협력기구 공동 정상회의
공동성명서 이스라엘 강력 규탄·휴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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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와 레바논에서 벌이는 군사작전에 대해 ‘대량학살’이라고 규탄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무함마드 왕세자는 11일(현지 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열린 아랍연맹(AL)·이슬람협력기구(OIC) 공동 정상회의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의 우리 형제들에 대한 행동을 즉각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는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형제들이 현재 이스라엘의 침략에 따른 비참한 인도주의적 현실을 극복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한 데 이어 “이란의 주권을 존중하며 그 영토를 침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역내 패권 경쟁자이지만 이스라엘과 거리를 둔 셈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2년째를 맞은 가자지구 전쟁 국면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등을 만나 전쟁에 대한 우려를 수차례 전달했다. 최근에는 이란 본토를 공습한 이스라엘을 공개 비난하기도 했다. 수니파 이슬람 종주국 사우디라아비아와 시아파 맹주 이란은 2016년 1월 국교를 단절했지만 지난해 3월 중국의 중재로 외교 관계를 복원한 뒤 고위급이 상호 방문하는 등 관계 개선을 시도하고 있다.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 전쟁 중재국인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으로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팔레스타인 영토를 지속적으로 병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며 국제사회가 이스라엘의 전쟁 범죄에 대응할 것을 촉구했다. 요르단의 압둘라 2세 국왕은 “‘두 국가 해법’이 평화를 위한 유일한 해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1년 만에 모인 AL·OIC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와 함께 유엔 회원국 자격 정지를 요구하는 내용의 폐막 성명을 채택했다. 성명은 가자지구, 레바논, 시리아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고 즉각적인 휴전과 함께 1967년 이후 점령한 아랍 영토에서 철수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정상회의는 이달 5일 실시된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후 열렸다는 점에서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중동권의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1년 전 회의에서 AL과 OIC 회원국 정상들은 가자지구를 무차별로 공습하는 이스라엘을 비난했지만 징벌적 경제 제재나 정치적 조처는 요구하지 않았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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