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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금)

‘5%대 실업률’에도 지갑 닫은 청년들…‘쿠팡 보고서’에 답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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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지난 6일 서울 시내의 한 주차장에 세워진 쿠팡 배송차량들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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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10% 가까이 뛰었던 청년실업률이 추세적으로 하락한 배경을 가늠할 수 있는 자료를 쿠팡이 내놨다. 코로나19 대유행기를 거치면서 온라인 쇼핑이 큰 폭 성장하며 택배·배달업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일자리는 새로운 일자리이긴 하나 주문 상품을 빠른 시간 안에 배송하는 특성상 야간 작업과 불안정 고용 탓에 질 좋은 일자리로 평가받지는 못한다.



10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청년(15~29살) 실업률은 2016년(9.8%)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청년실업률은 5.9%, 지난 9월 기준으로는 5.1%다. 8년만에 청년실업률이 절반 정도 줄어든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실업률 변화 폭보다 크다. 지난 2016~2023년 기간 실업률은 3.7%에서 2.7%로 1.0%포인트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청년으로 분류되는 연령대에서 인구 대비 취업자와 구직자가 더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청년 고용 여건이 최소한 ‘양적’인 측면에선 개선된 증표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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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이날 내놓은 ‘2024년 쿠팡 임팩트 리포트’를 보면, 청년실업률 하락 뒤에 숨어있는 또다른 배경이 드러난다. 이 보고서는 쿠팡 관계사가 ‘직접 고용’(직고용)하는 인력은 지난 9월 기준 8만명을 웃돌며, 그 중 물류센터에서 직고용된 2030 청년 인력이 절반 정도 된다고 밝힌다. 특히 그 비중은 수도권보다 지방 물류센터가 좀더 높다고 한다. 여기엔 30대도 포함돼 있지만 청년실업률이 5%대까지 내려온 배경에 물류 청년 노동자가 다수 존재한다고 짐작할 수 있다. 유통 산업이 혁신되는 과정에서 새로 만들어진 일자리다.



청년실업률 하락에도 소비 부진이 길어지는 배경도 ‘쿠팡 일자리’에서 가늠해볼 수 있다. 쿠팡 일자리에는 풀타임(8시간) 근무보단 시간제 일자리가 적지 않다. 직고용이지만 ‘계약직’도 많다. 쿠팡이 고용 형태별 정보 등을 공개하지 않은 터라 단정은 어렵지만 ‘괜찮은 일자리’ 비중이 낮은 건 확실시 된다. 쿠팡의 산업재해율이 전체 산업 평균은 물론 비교적 재해율이 높은 건설업종보다 높다는 점에서도 쿠팡 일자리의 질은 가늠된다.



이는 청년실업률 하락에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만큼이나 감춰진 그림자도 짙다는 뜻이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이사장은 “코로나19 이후 택배 산업 성장과 맞물려 관련 청년 일자리도 크게 늘었다. 다만 노동시간 등 근로조건 등을 염두에 둘 때 쿠팡 물류센터 일자리가 ‘질 좋은 일자리’라고 보기엔 한계가 있다”며 “지역 청년들에겐 보다 많은 지속가능한 안정적인 일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지영 기자 jyp@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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