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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3 (수)

이슈 세계 속의 북한

“김정은에 돈·명예 안길 기회... 세뇌된 북한군, 총알받이 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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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군인 출신 탈북민 인터뷰

조선일보

5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 언론인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에서 훈련받는 북한군의 모습이라며 짧은 동영상을 공개했다. /텔레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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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출신 탈북민들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기꺼이 ‘총알받이’ 역할을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주장한 외신 보도가 나왔다. 북한군은 어린 시절부터 최고지도자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도록 세뇌 교육을 받는데, 파병은 김정은 정권에 돈과 영광을 되돌려 줄 기회로 여겨진다는 분석이다.

10일(현지시각)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북한 군인들이 러시아에서 죽을 각오를 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전직 군인인 탈북민들을 인터뷰해 이같이 보도했다. 매체는 “쿠르스크 지역에 있는 1만여명의 북한군이 2년 반 동안 이어져 온 치열한 전쟁의 흐름을 바꿀 가능성은 낮다. 다만 그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절실히 필요한 병력을 제공하고 교착 상태의 전선에 새로운 위협을 가할 것”이라며 “파병된 북한군이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낯선 곳에서 대의를 위해 전투에 얼마나 큰 결의를 보일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북한군은 어린 나이부터 최고 지도자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도록 세뇌당했으며, 러시아 파병은 김정은 정권에 자금과 영광을 쥐여줄 일생일대의 기회로 여겨진다고 매체는 전했다. 탈북 군인들 역시 매체를 통해 러시아에 파견된 특수부대원을 포함한 군인 대부분은 비슷한 동기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2019년 한국으로 탈북한 류성현(28) 씨는 “북한 군인들은 김정은을 위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도 북한군에 몸담던 시절에 제대로 된 식사를 하지 못한 채 건설 현장 등에서 노동에 시달렸다고 했다. 북한군은 만성적인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으며 옥수수를 섞은 으깬 밥이 주식이고 고기는 휴일에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고 류 씨는 전했다. 그는 자신도 러시아 파병 명령을 받았다면 ‘적어도 더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을까’하는 기대감에 기꺼이 응했을 것이라고 했다.

특수부대 ‘폭풍 군단’ 출신 이현승(39) 씨는 군에 복무하며 매일 김정은의 명령을 암기하고 최고지도자를 위해 기꺼이 죽을 각오를 다지는 이념교육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그들은 전쟁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채 희생될지도 모른다”면서도 “그들은 지도자의 러시아행 명령에 의심을 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군 장교로 30년간 복무한 심주일(74) 씨는 베트남전 참전 북한 조종사들이 귀국 후 영웅 대우를 받고 고위직에 올랐으며 전사자 가족도 당에서 좋은 대우를 받았다 회상했다.

북한은 약 120만명의 세계 최대 규모 상비군과 20만명의 특수부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특수부대원들은 다른 부대보다 더 나은 처우를 받으며 침투·파괴·암살 등 강도 높은 훈련을 받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무적의 혁명군’이라고 불리는 특수부대의 특수전 훈련을 참관하며 전력을 과시했다.

그러나 데이비드 맥스웰 전 미 육군 특수부대 대령은 북한군이 현대적 장비와 자원이 부족해 미국, 유럽, 한국의 특수부대에 비해 열세이며, 북한의 많은 군인들이 농업이나 건설 작업에 투입된다고 평가했다. 그는 “북한 특수부대는 엄격한 규율을 갖춘 군인을 양성하는데 이들은 충성심이 강하고 제한된 장비로도 극도의 위험을 감수할 의향이 있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파병 북한군은 언어 장벽과 지형적 여건 때문에 러시아군 내 역할이 보병으로 제한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방종관 예비역 육군 소장은 “러시아가 첨단 장비나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매우 낮아 많은 사상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매체는 “북한의 초기 배치가 우려스러운 이유는 더 많은 병력을 보낼 가능성 때문”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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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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